‘힙지로’ 조명거리 언제부터 불 켜졌나…중구 ‘제조 산업 지도’ 제작[서울25]
‘힙지로’에 늘어선 조명가게, ‘삼발이’가 쉴 새 없이 오가는 충무로 인쇄 거리, 의류 샘플의 성지 신당동….
중구가 서울 도심에 뿌리를 내린 이 같은 제조 산업의 이야기를 담은 지도를 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인쇄·봉제·조명 산업의 역사를 위치 소개와 엮어낸 ‘중구 인더스트릿’(Junggu Industry+Street)이다.
지도에 실린 9가지 지역 산업 이야기는 서울역사박물관에 자문을 통해 역사적 고증을 마쳤다.
을지로의 조명 산업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 재건을 위해 1960년대 건축 자재 관련 업종들이 도심에 자리를 잡으면서 형성됐다. 이후 경제가 고속 성장하면서 제조 공장은 대부분 교외로 이전했으나 숙련 노동력이 필요한 생활 밀접 업종은 도심에 남았다.
을지로3가역에서 을지로4가역 사이 조명가게들이 이 같은 도심 제조업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충무로 인쇄 골목과 동대문패션타운의 기원은 600년 전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403년 활자를 주조하고 도서를 인쇄하던 관청인 주자소가 있어 크고 작은 인쇄업체 모여들면서 산업의 기반이 형성된 것이다.
충무로 인쇄 거리를 쉴 새 없이 오가는 삼륜 오토바이인 ‘삼발이’는 종이 다발을 싣고 달리는 데 최적화된 운송 수단으로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현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조선시대 군사들이 무예 훈련을 하던 훈련도감이 있었던 지역이다. 군사들은 급료를 제때 받지 못할 때면 국가에서 받은 포목을 팔아 생계를 꾸렸는데 이 때문에 동대문 주변에 포목 시장이 생겼다고 한다. 패션타운과 동대문종합시장은 밀린 급료에서 시작된 셈이다.
포목 시장은 가까운 신당동에 패션·봉제산업이 발달하는 데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소규모 봉제 공장과 의류 패턴·샘플을 개발하고 제작하는 업체가 모두 집적돼 있다. 패션 관련 모든 공정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중심지가 됐다.
중구 관계자는 “제작한 지도를 활용해 도심 산업 도보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며 “인쇄 센터와 의류패션 지원센터에서 산업 체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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