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클린스만 시간 얼마 안 남았다"…英 언론 일침, 위기론 주장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부진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영국 언론 디애슬래틱도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을 비중 있게 다뤘다.
28일(한국시간) "한국 내 대중의 인내심이 바닥나면서 클린스만 감독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조명했다.
디애슬래틱은 "클린스만 감독은 16강에 진출한 뒤 '이제 본격적인 대회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제 크리스마스가 시작됐다'고 말했는데 한국은 본질적으로 위기 한 가운데에 있다"고 했다.
이어 "그 위기는 자신감과 리더십의 문제이며 클린스만 감독의 경기력은 혹독한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2018년 월드컵 예선을 처참한 성적으로 출발했던 미국 대표팀을 2016년 11월에 떠난 이후 지난 2월 한국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첫날부터 결과와 경기력 모두 거의 일관성이 없었다"며 "그는 비평가들이 구식 4-4-2라고 부르는 포메이션을 쓰고, 두 스타 플레이어인 토트넘 손흥민과 파리생제르맹의 이강인에게 너무 많이 의존하면서, 일관된 압박 및 전술 계획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1956년,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가 역대 가장 강하다는 평가다. 이번 시즌 12골로 프리미어리그 득점 3위에 올라 있는 손흥민을 필두로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황희찬, 그리고 파리생제르맹에서 주전으로 자리잡은 이강인이 공격을 이끈다. 수비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세계 최고 중앙 수비수로 자리잡은 김민재가 맡는다. 이밖에 이재성, 황희찬 등 파울루 벤투 전임 감독 체제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선수들이 클린스만호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축구 통계업체 옵타는 한국에 대해서 "마지막 우승 이후 네 차례 결승에 진출했는데 최근엔 2015년 대회에서 연장 끝에 호주에 무릎을 꿇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월드컵 토너먼트에 진출했고,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와 파리생제르맹 스타 이강인을 포함한 재능 있는 스쿼드를 자랑한다. 유능한 프리미어리그 공격수 두 명도 그들의 옵션 중 하나다. 토트넘의 손흥민과 울버햄턴 원더러스 황희찬은 이미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2골을 넣었다"며 "인상적인 라인업으로 한국은 지금이 그들이 우승할 시기라고 느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조추첨에서 요르단(86위), 바레인(87위), 말레이시아(130위)까지 전력 차이가 큰 국가들과 E조에 배정됐다.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가볍게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으며 전승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는 말 또한 적지 않았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바레인을 3-1로 꺾고 우승 시나리오를 키워갔다.
그런데 승리가 예상됐던 요르단과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2골을 허용한 경기 내용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요르단과 경기가 끝나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전에 우리가 흐름을 가져왔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선수들은 경기를 뒤집으려고 노력했고, 우리는 기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했던 만큼 전반전에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전반전 전체적인 경기력에서는 요르단이 앞섰다"며 "우리는 일대일 돌파에서도 밀렸고, 선제포 이후 전체적인 템포가 떨어졌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요르단전을 통해 경기에서 감정적인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배워서 좋았다"며 "앞으로 토너먼트에서 필요한 교훈을 조별리그에서 얻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요르단과 경기는 클린스만호를 향한 의심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대회 전 축구통계업체가 책정한 한국이 우승할 확률은 14.8%였는데, 요르단과 경기가 끝나고 10.6%로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조별리그 3차전으로 펼쳐졌던 말레이시아와 경기. 요르단과 경기를 '예방 주사'로 삼아 E조 최약체로 꼽히는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대승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앞서 상대했던 바레인·요르단과 달리 말레이시아는 두 경기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것도 한국의 승리 가능성을 키웠다. 전력 차이는 물론이고 동기 부여 측면에서 차이가 크고, 한국이 이미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지은 만큼 클린스만 감독이 로테이션을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은 이 경기에서 3-3으로 비겼다. 1-0으로 앞서나가다가 후반전에 내리 두 골을 내주며 역전당했고 이강인과 손흥민의 골로 경기를 다시 뒤집었으나, 후반 추가 시간에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말레이시아는 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이 터지자 벤치에 있는 선수들까지 모두 뛰쳐나와 마치 우승한 듯 기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말레이시아가 따낸 1점은 아시안컵 본선에서 1980년 쿠웨이트 대회 이후 44년 만에 승점이다. 또 지난 두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해 김판곤 감독에게 비난 화살이 쏟아졌는데 김민재가 버티는 한국을 상대로 무려 3골을 넣는 기염을 토했다.
디애슬래틱은 "클린스만은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3-3 무승부를 거둔 뒤 씁쓸한 미소를 지었고 그것 때문에 비난을 받기도 했다"며 "공황 상태에 빠진 팬들은 '한국이 16강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고 걱정한다. 많은 선수가 SNS에서 학대당했고 손흥민은 이에 진정을 호소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이어 "3경기에서 6골을 내줬다. 3경기에서 모두 리드를 잡았지만 단 1승에 그쳤다. 서류상으로 열세인 팀을 상대로 끔찍한 성적을 거둔 한국의 아시안컵 성적은 구제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눈에 띄게 실망스러웠다"고 바라봤다.
클린스만 감독은 말레이시아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양 팀 총 6득점이 나왔다. 경기 직전 말레이시아가 득점했다. 하지만 화나고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다. 3실점 중 2실점은 판정이 아쉬웠다. 상대 페널티 킥과 황인범 파울이다. 80대15로 볼 점유율이 있었다. 주도한 경기에서 두 골을 앞서도 다음 골이 나오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오늘 경기를 통해 잘 배웠다. 역습 수비에서 선수들과 진지하게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조별리그는 끝났다. 16강을 잘 준비해 좋은 경기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에서 보인 클린스만 감독의 반응도 논란이 됐다. 후반 종료 직전 말레이시아가 동점골을 넣었을 때 클린스만 감독이 허탈한듯 웃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한 해외 축구 팬페이지는 "클린스만이 말레이시아 감독이 되는 것인가"라며 이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이는 28일 현재 전 세계 210만 명이 보는 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말레이시아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조별리그에서 많은 실점을 하는 등 전술적으로 미흡했다는 비판을 묻는 말엔 "전술적인 부분은 선수들과 진중하게 대화를 해야 한다. 역습에서 수비를 하는 장면을 보완해야 한다. 진지하게 분석을 하고 이야기하겠다. 고무적인 부분은 경고 누적이 생기지 않았다. 최종전까지 7장 경고를 안았다. 하나하나 분석을 하면 경고가 아닌 장면이 있었을 것이다. 토너먼트를 경고 누적 없이 진출했다는 건 긍정적이다. 경고 누적이 있었다면 16강에서 어려웠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승을 할 수 있느냐'는 물음엔 "당연하다. 길게 말 할 것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디애슬래틱은 "202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 감독 이후 가장 주목받는 감독인 클린스만을 선임했을 때 성공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그의 임기는 페루전 패배, 엘살바도르전 무승부를 포함해 5차례 친선 경기에서 승리가 없는 상태로 시작됐다. 또 클린스만은 여전히 미국에 거주하며 한국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있으며 그의 보좌관들이 국내 경기를 보러 가도록 하고 있다. 축구에 열광하는 한국 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그가 (업무를) 전화로 한다는 인식도 있다. 지난해 가을 튀니지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가 좋아졌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조금도 확신을 주지 못했다. 토트넘 홋스퍼, 바이에른 뮌헨, 파리생제르맹, 셀틱, 울버햄턴, 슈투트가르트 소속 선수들이 있는 황금 세대로 여겨지는 선수단은 요르단과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둘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당시 '나에게도 큰 배움의 곡선이다. 좋은 학습자리가 된다'고 말했다"며 "그는 여전히 배우고 있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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