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조사관'에 우려 목소리…전문성·법적 근거 부족

백도인 2024. 1. 2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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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새학기 시작과 함께 오는 3월부터 전국적으로 도입하는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제'에 대해 우려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교에 투입될 조사관이 학생과 정서적 유대감이 없는 데다 전문성도 부족해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가 학교폭력 예방 대책의 하나로 올해부터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제도를 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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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대신 외부인이 폭력행위 조사하고 심의위도 참석
시행령만 고쳐 현행법과 충돌…"준비부족으로 혼란 우려"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제 도입 발표하는 교육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교육부가 새학기 시작과 함께 오는 3월부터 전국적으로 도입하는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제'에 대해 우려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교에 투입될 조사관이 학생과 정서적 유대감이 없는 데다 전문성도 부족해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가 학교폭력 예방 대책의 하나로 올해부터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제도를 도입한다.

전담 조사관은 학교에서 발생한 학생 간의 폭력 행위를 조사해 보고하고,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 문제 등을 다루는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에도 참석한다.

지금까지 교사가 맡았던 업무를 외부의 조사관에게 위임하는 것이다.

전담 조사관은 퇴직한 교원이나 경찰, 청소년 선도 및 상담 활동 경험자 가운데 선발하며 다음 달에 일정 기간의 연수를 한 뒤 3월부터 학교 현장에 투입된다.

전북에서는 100명이 활동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표면적으로 '학교폭력 처리의 공정성과 전문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내심 역효과를 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조사관들이 학교 현장과 학생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학생과의 유대감이 없어 제대로 된 조사와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처리 과정이나 방향을 놓고 학교나 교사, 학부모들과의 갈등이 심해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학교폭력 근절 캠페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준비 기간이 짧았던 데다 조사관들에 대한 연수가 3∼5일에 불과한 것도 이들의 전문성 확보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담 조사관제는 현행법과도 충돌할 여지가 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학교장이 정한 교사나 전담 기구가 학교폭력을 조사·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상위법을 그대로 둔 채 시행령만을 고쳐 전담 조사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런 이유로 전국의 교육청도 전담 조사관제 도입에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자치도교육청 관계자는 "사업이 갑작스럽게 추진되면서 전담 조사관들의 업무 공간도 마련하지 못했을 정도로 준비가 부족한 상태"라며 "학교와의 원활한 협조체제도 갖춰지지 않아 제대로 된 업무 처리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주먹구구식 업무 추진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송욱진 전교조 전북지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학교폭력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현장 교사들도 매우 어려워하는 업무"라며 "학교폭력이 발생한 배경이나 과정 등을 전혀 모르는 외부인이 이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송 지부장은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은 인력을 충분한 준비 기간도 거치지 않은 채 현장에 투입하는 건 큰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밀어붙이기식의 사업 추진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doin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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