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나요? 휠체어 테니스가 4대 메이저대회 정식종목임을

김세훈 기자 2024. 1. 2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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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다 토키토가 지난 27일 호주오픈 휠체어테니스 남자단식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주말 끝난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나온 챔피언은 모두 몇명일까. 남녀 단식, 남녀 복식, 혼합복식 등 5명(5팀)이 전부일까. 아니다. 챔피언은 총 15명이다. 유소년 남녀 단복식에서 4명(4팀), 휠체어 테니스에서 6명(6팀) 등 10명도 어엿한 챔피언이다. 영국 BBC는 ‘휠체어 테니스가 어떻게 그랜드슬램 종목에 포함됐을까’라는 제목으로 메이저대회에 휠체어 테니스가 포함된 역사를 최근 전했다.

BBC는 “레이튼 휴이트(호주), 킴 클리스터스(벨기에), 제니퍼 카프리아티(미국) 등이 우승을 겨룬 2002년 호주오픈부터 휠체어 테니스가 정식 종목이 됐다”며 “4대 메이저대회가 모두 휠체어 테니스를 공식 종목으로 개최한 원년”이라고 전했다. 그전까지 휠체어 테니스는 메이저대회 종료 몇 주 후 시범 종목으로 열렸다. 2002년 호주오픈에 출전한 자이언트 미스트리(57·영국)는 “당시 우리는 다른 곳에서도 시범경기를 많이 했기에 그랜드슬램 출전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며 “게다가 메이저대회 출전이 향후 어떻게 될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휠체어 테니스는 1970년대 후반 만들어졌다. 사고로 장애를 입은 스키 선수 브래드 팍스(미국)와 치료사 제프 미네브레이커가 미국에서 창안한 게 유럽까지 전파됐다. 1988년 국제휠체어테니스연맹이 결성됐고 10년 후에는 국제테니스연맹에 통합됐다. 비장애인과 장애인 종목이 하나로 통합된 최초 종목이 테니스다. 미스트리는 “국제테니스연맹이 휠체어 테니스 관계자를 조직 임원으로 선임한 것은 엄청난 쿠데타와 같았다”며 “이러한 발전이 통합 그랜드슬램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1992년부터 휠체어 테니스는 패럴림픽에 도입됐다.

네덜란드 디데 데 그루트가 지난 27일 호주 오픈 휠체어 테니스 여자 단식 우승컵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EPA연합뉴스



요즘에는 테니스용 휠체어가 제작돼 4500파운드(약 764만원) 이상으로 팔린다. 과거에는 휠체어가 하나밖에 없었고 테니스, 농구 등에 한 종류 휠체어가 사용됐다. 상금도 최근에 생겼고 조금씩 늘고 있다. 오다 토키토(일본)는 지난해 윔블던 휠체어 단식에서 우승해 6만파운드(1억189만원)를 받았다. 미스트리는 “1990년대 중반까지는 상금이 없었다”며 “US오픈 우승자도 500~1000달러 정도 받은 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미스트리는 “20년 동안 선수 생활을 했지만 그중 13년은 일도 했다”며 “주중에 일했고 주말에는 경기를 뛰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휠체어 테니스 선수들에게 휴식, 돈, 시간, 여유는 사치에 가까웠다. 호주 쿼드(4지 중 3지 이상 장애) 휠체어 테니스 간판 딜런 알콧은 “단단한 악수와 차가운 음료가 보상의 전부였다”고 말했다. 미스트리는 2002년 호주오픈 휠체어 테니스 남자복식에서 우승한 뒤 “작은 장난감 캥거루와 트로피, 상금 400파운드(68만원) 정도 받았다”고 회고했다. 2005년 윔블던 휠체어 부문 우승상금은 1300파운드(약 221만원)였고 2023년에 (열 배인) 1만3000파운드(약 2208만원)로 늘었다. 미스트리는 “지금은 1인1실에서 자고 코치도 쓰고 일등석도 타지만 과거에는 출전비도 내야 했고 코곯이가 심한 낯선 사람과 방도 함께 썼다”고 회고했다.

1992년 시작된 휠체어 테니스 투어는 지난해까지 40개국 169개 대회로 확대됐다. 휠체어 테니스 투어는 물론 국제테니스연맹 공인대회다. 그랜드슬램, 마스터스, 슈퍼시리즈, 1~3시리즈, 퓨처스 시리즈 등 비장애인 테니스와 거의 똑같이 수준별 7개 투어로 나뉘어 진행된다. 지난해 윔블던 휠체어 테니스 남자 복식 결승에는 관중 1만명이 입장했다. 미스트리는 “많은 사람들이 지붕이 닫힌 1번 코트에서 휠체어 테니스를 관전한 것은 휠체어 테니스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BBC는 “비장애인 경기와 결합은 휠체어 테니스가 꾸준히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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