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형제복지원 피해자들, 올해부터 지원금 받는다

부산시는 29일부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지원금 지급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선감학원 피해자의 생활지원금 등을 발 빠르게 마련한 경기도와 달리 부산의 피해자 지원이 늦다는 지적 이후 8개월 만이다.

지난해 5월 22일 만난 형제복지원 피해자와 박형준 부산시장. 국제신문 DB

앞으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는 위로금 500만 원(일시금)과 함께 매월 생활안정지원금 20만 원, 연 500만 원 한도 의료비를 지원받는다. 지원 대상자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상규명 결정을 받고 신청일 현재 부산시에 주민등록을 둔 피해자다.

이번 지원금 사업의 발달은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형제복지원 피해자는 생계비 지급 등을 주장하며 광안대교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다. 이 무렵 선감학원 피해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경기도와 달리 부산시의 지원 대책은 전무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농성을 계기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과 만난 박형준 시장은 과거 부산에서 일어났던 국가폭력으로 인한 인권침해에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며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 뒤 시는 지원조례 개정과 예산 27억 9000만 원을 편성해 올해 처음으로 위로금과 생활안정자금을 지급하게 됐다.

위로금과 생활안정지원금은 매 분기 말 본인 계좌로 지급된다. 의료비는 시가 지정한 병원에서 피해자가 진료받으면 시가 사후 정산하는 방식으로 지원된다. 지정 병원은 기존 부산의료원에서 7곳이 추가돼 총 8곳으로 늘었다. 신청은 지급신청서와 각종 구비서류를 시 인권증진팀 또는 형제복지원피해자종합지원센터에 방문 또는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한편 시는 피해자가 기초생활수급자라면 수급비가 감액될 수 있다는 지적(국제신문 지난달 19일 자 6면 보도)에 대해 보건복지부에 지침 개정을 건의하는 등 대상 피해자 모두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시민행복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과거 국가폭력에 의해 사회적 약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분들을 우리가 더욱 따뜻하게 보듬어야 한다”“피해자가 사회구성원의 한 축으로 자립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이번 지원사업의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가폭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상응하는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우리 시는 관계부처와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