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술이 깨면 후회하겠지만"…박형식X박신혜, 눈물의 포옹 [닥터슬럼프] (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닥터슬럼프' 박형식, 박신혜의 쌍방 힐링이 시작됐다.
28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 2회에서 슬럼프에 빠진 여정우(박형식)와 번아웃에 걸린 남하늘(박신혜)은 취중 진심을 나눴다. 서로를 꼭 끌어안고, 꾹 참아왔던 눈물을 흘리는 두 사람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유쾌한 설렘과 따뜻한 힐링을 심폐 소생했다. 이에 시청자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2회 시청률은 전국 5.1% 수도권 5.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를 기록하며 종편 전 채널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여정우가 남하늘의 집 옥탑방으로 이사 왔다. 의문의 의료사고로 백억원 대 소송 중인 그에게 이젠 돈과 명예도, 가족과 친구도 아무것도 남은 게 없었다. 그나마 고등학생 때부터 친한 형인 민경민(오동민)의 도움으로 얻은 집이 하필 남하늘네서 세놓은 옥탑이었던 것. 14년 전 원수 중의 ‘상원수’였던 그와 이웃사촌이 될 수는 없다며 당장 나가야겠다고 했지만, 현재 여정우의 처지처럼 현실은 마음처럼 될 리 없었다.
무엇보다 억울한 누명을 쓴 그에게 지금 당장 시급한 일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었다. 사실 여정우는 강진석(김재범)을 의심하고 있었다. 강진석은 여정우의 병원에서 근무하는 마취과 의사였다. 약 2개월 전쯤 직접 이력서를 들고 찾아온 그를 여정우가 채용한 것이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수술실에 함께 있었지만, 유일하게 참고인 조사에 응하지 않아 여정우는 강진석을 더욱 수상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
한편, 남하늘은 우울증과 번아웃 진단에도 ‘괜찮다’라며 스스로 최면을 걸고 일에 몰두했다. 그만큼 김교수(오륭)의 부당한 요구와 갑질도 심해졌다. 심지어 자신이 벌인 실수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며 VIP의 컴플레인에 대신 무릎을 꿇으라고 지시했다. 결국 남하늘은 마음에 깊숙이 쌓아온 울분을 터뜨리며 의사 가운을 벗어 던지고 나왔다. 딸이 병원을 관둔 사실에 공월선(장혜진)은 속상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고, 남하늘은 되려 그런 반응을 서운해하며 우울증 사실을 고백했다.
우연히 대화를 듣게 된 여정우는 남하늘을 위로하고 싶었다. 집 앞을 서성이는 그를 붙잡고 술 한잔을 제안했다. 그런데 하필 우연히 들른 가게가 고등학교 동창회 장소였고, 두 사람은 원치 않은 불편한 자리를 함께하게 됐다. 자연스레 대화 주제는 여정우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그의 실패와 추락은 동창들 사이에 가벼운 안줏거리였다. 여정우는 한때 절친했던 김무근(박원호), 손찬영(강상준)에게도 배신감을 토로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방송 말미 여정우와 남하늘은 단둘이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였다. 인생 최악의 슬럼프, 번아웃 속에서 어느 때보다 지치고 힘든 하루였지만 서로가 있어 다행이었다. 때로는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듯 유치한 장난을 치다가도, 때로는 진심 어린 공감과 위로를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은 훈훈한 감동을 더했다. 특히 술기운 때문인지, 약해진 마음 때문인지, 아이처럼 껴안고서 서럽게 우는 두 사람이 짠하고도 애틋했다. “다음날 술이 깨고 나면, 그를 껴안은 내 자신을 원망하겠지만”이라는 남하늘의 내레이션에 이은 “그날 그녀에게 빌려온 온기는 너무 따뜻해서, 그 순간만큼은 온갖 아픔을 다 잊을 수 있었다”라는 여정우의 내레이션까지 더해져 깊은 여운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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