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수십 억 운송료 '먹튀' 후 또 다른 업체 운영 시도?
화물 차주들의 임금을 가로챈 화물운송법인 A 사 사무실이 있는 건물입니다.
지난해 7월부터 고지된 우편물들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법인 사무실로 등록된 이곳은 현재 아무도 있지 않은 듯, 문이 굳게 잠겨 있습니다.
A 사 등 4개 화물운송법인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김 씨가 잠적한 건 지난해 7월쯤.
이에 앞서 20억 원대 회삿돈을 빼돌린 건 물론, 화물차주들의 운송료와 직원들과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고 가로챈 혐의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많게는 17억 원에서부터 수천만 원씩 십여 명이 김 씨에게 사기를 당한 겁니다.
[김 모 씨 / 사기 피해자 : (화물차주들이) 돈을 회사에 빌려달라고 한다. 월 10%씩 뗀다고 하면서 돈을 빌려 간 것이죠. 17억 원 정도를 못 돌려받아서….]
잠적한 김 씨는 범행 직후인 지난해 10월, 제주도에 또 다른 화물운송법인을 차리려고 시도한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김 씨가 거래하던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CLS 1차 하청업체와 친분을 과시한 겁니다.
지난해 10월엔 1차 하청업체 소속 운송관리담당자에게 여러 차례 돈을 건넸다며 금품 로비 정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김 모 씨 / '먹튀' 화물운송법인 실운영자 (지난해 10월) : (1차 하청업체) 팀장 자기가 어떻게 구워삶겠다고 나한테 그래서 500만 원 가져갔단 말이야. 뇌물 여태까지 받아먹은 게 한두 푼이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 측이 금품 로비 의혹에 대해 고소를 예고한 가운데, 1차 하청업체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는 담당 직원의 입장을 통보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피해를 입은 화물차주들에게 일부 급여를 직접 지급하고, 5억 원가량을 공탁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CLS 하청과 재하청 업체에서 화물차주들의 '먹튀' 피해가 반복되는 데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여기엔 '대금 지급 시차'가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원청인 CLS가 하청업체에 대금을 다음 달 말에 지급하고 있다 보니 화물차주들은 1~2달 뒤에야 운송료를 손에 쥐게 되는 겁니다.
목돈을 쥔 하청, 재하청 업체가 작정하고 돈을 가로챈다면 피해자들은 뒤늦게서야 피해를 인지하게 되는 꼴입니다.
원청인 CLS 측은 하청업체 대금 먹튀 문제와 관련해 법적인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산 시점이 개선돼야 비슷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윤성훈입니다.
촬영기자 | 이수연
그래픽 | 김진호
자막뉴스 | 송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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