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재벌X형사' 민폐여주 이강현? 섣부른 판단은 아직

이호영 2024. 1. 29. 09: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벌X형사'가 첫 발을 내디뎠다. 날라리 재벌과 의로운 형사, 혐관과의 공조라는 파격적인 인물 설정과 관계도가 흥미진진하다. 다만, 속도감 있는 전개를 진행하지 못한 탓에 서사만 풀다 본론에 돌입하지 못해 볼멘소리를 듣고 있는 모양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지난주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극본 김바다·연출 김재홍)가 첫 방송됐다. 철부지 재벌3세 진이수(안보현 분)가 강력팀 형사가 되어 보여주는 '돈에는 돈, 빽에는 빽' 플렉스(FLEX) 수사기를 표방한다.

1화에서는 노는 데 목숨을 건 철부지 재벌 3세 진이수가 경찰놀이를 하다가 살인범을 잡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강하경찰서 강력 1팀 형사로 채용되어 버리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져 흥미를 자극했다. 또한 살인범을 잡으려다 재벌 3세를 폭행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대형 해프닝을 벌여버린 이강현(박지현 분)은 울며 겨자 먹기로 눈엣가시인 진이수를 팀원으로 받아들였다.

2화에서는 이수와 강현의 신경전이 주를 이뤘다. 이수는 연신 이죽거렸고, 그런 강현이 탐탐지 않았던 강현은 "내 수사에 방해가 되면 너는 죽는다"며 으름장을 놨다. 이수는 경찰서 로비에 5성급 호텔 뷔페 뺨치는 케이터링 서비스를 부르는가 하면, 자신의 자리를 흡사 PC방처럼 꾸며두고 축구 게임을 즐겨 강현을 약 올렸다. 강현은 그런 이수에게 과도한 보고서 작업을 지시했지만, 이수는 자신의 재벌 지위를 이용해 경찰 서장에게 이를 떠넘겼다.

이후 모델 정이나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수사 내내 두 사람은 서로를 도발했다. 이수는 "이번에도 내가 범인을 잡을까 봐 무섭냐"라고 도발했고, 강현에게 경찰 퇴직을 조건으로 내기까지 걸었다. 이들의 수사망은 DN미디어의 막내아들인 천태성(이달 분)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이수와 강현은 천태성의 수행원들에게 둘러싸여 대립했고, 한 팀을 이뤄 싸워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며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채 막을 내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날라리 재벌이 형사가 된 과정을 설명하느라 첫 주를 모두 허비한 모양새다. 정의감 불타는 형사 팀장 여주인공과의 '혐관'(혐오관계 : 서로 싫어하지만 관계성이 있거나 어쩔 수 없이 엮여 항상 다투는 캐릭터 설정) 설정을 굳히기 위한 에피소드들이 주를 이뤘다. 종국에는 수사보단 내기에 초점이 맞춰진 것.

연출진 김재홍 PD는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장르적 통쾌함은 그대로 가져가되 기존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가져가려고 하지는 않았다"고 호언했다. '재벌X형사'가 '열혈사제, '모범택시', '천원짜리 변호사' 등 SBS금토드라마 특유의 범죄 수사물 계보를 잇는 히어로물이라는 점을 의식해 뱉은 말이다. 자칫 오만한 모순이 될 수 있다. 시청자 니즈가 있기에 비슷한 틀의 작품이 제작 및 편성되었고,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전작의 주연 이제훈, 김남길, 남궁민 등과 안보현이 비교 선상에 재차 오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작들을 표방한 대대적인 홍보 덕분에 유입된 시청자가 첫 방송의 시청률을 책임져줬다. 빠른 전개로 2화에서는 그들이 원하는 통쾌한 수사와 악의 무리 처단을 보여주며 하나의 에피소드를 매듭짓는 것도 'SBS금토 마니아'들의 발목을 잡는 방법 중 하나였을 수 있다. 장르적 통쾌함을 가져간다 장담했으니, 이후 이야기가 지속되면 '사이다' 전개에 기대를 걸어볼 법하다. 여기에 돈 많은 재벌이라는 이점을 살린 신박하고 통쾌한 '금융수사'와 날라리 형사의 성장 서사, 추리 수사물의 묘미까지 얹어진다면 흥행은 따놓은 당상이다.

혐관 설정의 서사를 구축하는데 과도하게 공을 들이다 보니 생겨난 부작용도 있다. 바로 '민폐여주'를 향한 비난이다. 무고한 재벌을 오해하고 코뼈를 박살 내더니, 신입으로 입사한 그에게 연신 시비를 걸어대니 시청자의 볼멘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설정이다. 공조는 시작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니, 형사 팀장으로 활약을 펼칠 기회도 없었던 셈. 아직 베테랑이라 말하기엔 부족한 경력의 배우 박지현이 이 모든 것을 첫 방송부터 연기력으로 보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아직까지 캐릭터를 향한 애정도가 없으니 더더욱 여주가 미워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

이제 고작 2회 차 방송됐다. 섣불리 예단하기엔 이르다는 것. 본격 수사가 시작된 후 여주 강현이 어떠한 활약을 펼쳐 시청자의 마음을 되돌릴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iMBC 이호영 | 사진출처 SBS, 나무엑터스

Copyright © MBC연예.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