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리스 비중 60% 육박…현대차·기아에 호재 전망

아이오닉 5 생산라인 모습. 현대차 제공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리스 비중이 60%에 육박할 정도로 커지면서 현대차·기아 같은 국내 완성차 업체의 대미 수출에 호재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미국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 에드먼즈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리스 비중이 5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3년 중 최대치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수혜 대상에 상업용 전기차 리스가 포함돼 있다. 리스는 일정 기간 사용료를 내고 자동차를 빌려 타는 방식이다.

업계는 미국 내 전기차 리스 비중 확대가 현대차·기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IRA 전기차 보조금은 북미에서 생산한 전기차에만 주어지는 게 원칙이다. 다만 IRA 보조금 정책 보완책으로 미 정부는 리스를 포함한 상업용 전기차에 대해서는 7500달러(약 1000만원) 상당의 세액 공제를 북미 조립 여부와 상관없이 제공하고 있다.

아직 북미에서 전기차를 만들지 않는 현대차나 기아는 예외적인 리스 보조금 조항을 적극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 가운데 리스 차량 비중은 약 40%로 집계됐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가 보조금 적용 대상인 상업용 전기차 판매에 주력한 데 따른 것으로,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의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간판 전기차 아이오닉5를 3만3918대 판매했다. 이는 2022년 판매량(2만2982대)에서 47.6% 증가한 수치다. 아이오닉6도 1만2999대 팔렸다.

반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 테슬라는 리스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테슬라의 리스 판매 비중은 전세계에 2%에 불과했다.

테슬라는 최근 전기차 가격을 크게 낮추면서 리스나 렌터카 사업에서 큰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기차를 포함해 신차 가격을 내리면 그만큼 같은 모델의 중고차 가격도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