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2연속 실패' 벤투, 아시안컵은 참 안 풀린다…한국 이어 UAE도 조기 탈락

조용운 기자 2024. 1. 2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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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에미리트(UAE)는 29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타지키스탄과 만나 치열하게 다퉜다 ⓒ연합뉴스
▲ 아랍에미리트(UAE)는 29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타지키스탄과 만나 치열하게 다퉜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대한민국에 이어 아랍에미리트(UAE)와 아시안컵에 도전한 파울루 벤투 감독이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벤투 감독이 이끈 아랍에미리트는 2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타지키스탄에 승부차기로 패했다. 전후반 정규시간을 1-1로 마친 양팀은 연장에서도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타지키스탄이 5-3으로 이겨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아시안컵 본선 첫 출전인 타지키스탄은 이번 대회 최고 돌풍의 팀으로 우뚝 섰다. 반면 벤투 감독과 4강 이상의 성적을 노렸던 아랍에미리트는 16강에서 행보를 멈췄다.

아랍에미리트는 카네도가 전방에서 타지키스탄 골망을 노렸다. 알-가사니, 알-자아비, 리마가 2선에서 화력을 지원했고 라마단과 네이더가 허리를 받쳤다. 수비는 나세르, 하세미, 알-하마디, 알-자비였고, 골문은 에이사가 지켰다.

타지키스탄은 사미에프, 잘리로프 투톱을 세웠다. 허리엔 판산비, 우마르바에프, 슈쿠로프, 셰르보니가 뛰었다. 포백은 나자로프, 드주라보예프, 카노노프, 사파로프였다. 골키퍼 장갑은 야티모프가 꼈다.

▲ 아랍에미리트(UAE)는 29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타지키스탄과 만나 치열하게 다퉜다 ⓒ연합뉴스
▲ 아랍에미리트(UAE)는 29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타지키스탄과 만나 치열하게 다퉜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는 전반 16분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교체 카드를 쓰면서 불운한 기운을 느꼈다. 그 사이 타지키스탄은 아랍에리미트 페널티박스 안팎을 공략하면서 점점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선제 득점도 타지키스탄의 몫이었다. 전반 30분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올린 볼을 카노노프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넣었다.

기선을 제압한 타지키스탄이 추가골을 향해 아랍에미리트를 몰아쳤다. 아랍에미리트는 꽤 흔들렸는데 패스 플레이에 이은 측면 방향 전환으로 타지키스탄 수비를 공략하려 노력했다.

아랍에미리트는 벤투 감독의 스타일대로 후방에서 패스를 자주하면서 타지키스탄의 수비를 끌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하프라인 주변에서만 볼을 돌릴 뿐 전방으로는 정확하게 연결하지 못했다. 패스 미스가 나오면 타지키스탄은 오른쪽을 주로 공격 루트로 삼아 아랍에미리트를 괴롭혔다.

전반을 0-1로 마친 아랍에미리트는 후반 들어 1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만 두는 방식으로 공격에 숫자를 더 두기 시작했다. 전반과 마찬가지로 점유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했는데 타지키스탄도 수비에 집중하며 아랍에미리트 배후 공간을 타격하려 애를 썼다.

▲ 아랍에미리트(UAE)는 29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타지키스탄과 만나 치열하게 다퉜다 ⓒ연합뉴스
▲ 아랍에미리트(UAE)는 29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타지키스탄과 만나 치열하게 다퉜다 ⓒ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답답한 흐름이 지속되자 후반 초반에 교체 카드를 꺼냈다. 칼리드 에브라힘, 알리 살라흐를 투입해 그라운드에 변화를 줬다. 아랍에미리트는 2선에서 볼을 잡아 전방으로 찌르려고 했지만, 좀처럼 타지키스탄 수비벽을 뚫어내지 못했다. 애써 잡은 코너킥 세트피스에서도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타지키스탄이 계속 한 골 차 리드를 굳혀나갔다. 사미에프와 잘리노프가 주로 2인 역습을 주도하면서 슈팅을 늘려나갔다. 마무리 슈팅이 부정확해 추가 득점은 없었지만 아랍에미리트보다 더 날카로운 공격 전개를 보여줬다.

아랍에미리트의 패색이 짙어졌다. 후반 막바지까지 좀처럼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전반 44분 상대 문전에서 페널티킥 여부를 가리는 비디오 판독(VAR)이 진행됐다. 아랍에미리트는 페널티킥을 주장했지만 확인 결과 인정되지 않았다. 다급해진 아랍에미리트는 슈팅 난사 속에 골대를 때리기도 했다.

운이 다했다고 판단할 법도 했는데 기적이 펼쳐졌다. 7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고 5분여가 지날 무렵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알 하마디가 투혼의 헤더골로 1-1을 만들었다. 아랍에미리트의 기세가 살아났고 연장에서도 계속 볼을 쥐고 주도했다. 연장 전반을 조용히 보낸 뒤 후반 들어 양팀 모두 강하게 맞부딪혔다. 그러나 온몸을 던져 수비하는 타지키스탄을 뚫지 못하면서 연장 120분 승부까지 1-1로 마쳤다.

▲ 아랍에미리트(UAE)는 29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타지키스탄과 만나 치열하게 다퉜다
▲ 아랍에미리트(UAE)는 29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타지키스탄과 만나 치열하게 다퉜다

아랍에미리트는 벤투 감독의 철학대로 65.5%의 볼 점유율과 769개의 패스 시도로 타지키스탄을 기록면에서 압도했다. 그러나 슈팅수에서 18대16으로 큰 차이가 없었고 유효 슈팅도 6대6으로 같아 실익에 있어 타지키스탄에 밀렸다.

운명의 러시안 룰렛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타지키스탄이 선축으로 포문을 열었다. 아랍에미리트도 침착하게 골키퍼 방향을 속여 골망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아랍에미리트 두 번째 키커 카네도가 실축을 했다. 타지키스탄은 키커들이 차례로 성공하며 8강 진출 티켓을 손에 쥐었다.

아랍에미리트가 16강에서 짐을 쌌다. 근래 들어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다. 아랍에미리트는 벤투 감독을 선임하며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아시안컵에서 역대 최고 성적은 1996년 자국에서 열렸던 대회로 준우승까지 달성했다. 이후 잠잠하다 최근 들어 성적이 괜찮아지고 있다. 2015년 호주 대회에서는 3위, 직전 2019년 개최국으로 나섰던 대회에서도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대한민국을 이끌고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던 벤투 감독과 함께 이변을 노린다. 지난해 7월 아르헨티나 출신 로돌포 아루아바레나 감독을 성적 부진으로 경질한 뒤 벤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까지 준비할 시간이 짧긴 하나 대한민국을 지도할 때처럼 최선을 다해 자신의 색깔을 불어넣겠다고 했다.

▲ 아랍에미리트(UAE)는 29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타지키스탄과 만나 치열하게 다퉜다  ⓒ연합뉴스
▲ 아랍에미리트(UAE)는 29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타지키스탄과 만나 치열하게 다퉜다  ⓒ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취임식에서부터 "아랍에미리트는 아시안컵에 참가하고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예선도 치러낼 것이다. 오기 전에 많은 경기를 봤다. 여기서 할 일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승리가 아랍에미리트 팬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라고 했다.

아랍에미리트에 부임하고 출발도 좋았다. 북중미 강호인 코스타리카와 데뷔전에서 4-1로 이기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쿠웨이트(1-0), 레바논(2-1)에 내리 이겼고, 월드컵 2차 예선에도 네팔(4-0), 바레인(2-0)을 꺾었다. 본격적인 아시안컵 준비에 들어갔던 키르기스스탄과의 평가전도 1-0으로 잡아 A매치 5연승 행진을 달렸다.

다만 대회 직전 최종 모의고사였던 오만에 0-1로 지면서 조금 흔들렸다.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도 신통치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세라고 평가받으며 홍콩전을 펼쳤는데 2개의 페널티킥이 아니었다면 아랍에미리트는 승리를 쉽게 챙길 수 없었다.

홍콩을 상대로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인 아랍에미리트는 전반 중반 상대 파울을 틈타 얻은 페널티킥으로 승기를 잡았다. 그런데 후반 시작과 함께 홍콩에 동점골을 내줬다. 그래도 아랍에미리트의 뒷심이 더 좋았다. 동점골을 허용하고 4분 만에 다시 앞서가는 골로 승리를 챙겼다.

▲ 아랍에미리트(UAE)는 29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타지키스탄과 만나 치열하게 다퉜다 ⓒ연합뉴스
▲ 아랍에미리트(UAE)는 29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타지키스탄과 만나 치열하게 다퉜다 ⓒ연합뉴스

시원한 승리가 아니어서 우려를 안긴 가운데 팔레스타인과 2차전은 비겼다. 이 경기에서 벤투 감독이 퇴장당하며 최대 위기에 몰렸다. 3차전 상대가 막강한 이란인데 벤투 감독이 벤치에 앉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란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이란은 쉽지 않았다. 연달아 2실점하며 패색이 짙었다.

실시간 조별 순위에서 3위로 밀렸던 아랍에미리트는 득점이 필요했다. 다행히 끝나기 전에 만회골을 넣으면서 1-2로 패했지만 조 2위를 수성할 수 있었다. 조금은 극적으로 16강에 오른 아랍에미리트지만 추가적인 기적은 연출되지 않았다.

벤투 감독 개인적으로도 아시안컵 2개 대회 연속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벤투 감독은 대한민국을 이끌고 2019년 대회에 참가했었다. 당시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중국과 함께 C조에 편성됐고 대한민국은 3전 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올랐다. 그러나 지금의 아랍에미리트처럼 대한민국의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고전을 거듭하고 토너먼트에 올랐으니 오래 생존하지 못했다. 16강에서 바레인을 만나 1-1로 비겨 연장전 혈투를 펼쳤다. 다행히 연장 승부에서 김진수의 골로 2-1로 이겨 8강을 밟았다. 그러나 카타르와 8강에서 패해 탈락했다.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였기에 벤투 감독의 여론은 좋지 않았다. 그래도 뚝심있게 4년을 지도했고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낸 뒤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지금 벤투 감독은 아랍에미리트에서 직전 대한민국과 이뤘던 8강보다도 못한 성적을 냈다. 아시안컵과 유독 인연을 맺지 못한 벤투 감독은 타지키스탄에 축하 인사를 건넨 뒤 "아시안컵 이후 프로젝트에 자신이 있다. 어떤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이후에 팀에 큰 도움이 될 선수들”이라고 미래를 바라봤다.

▲ 아랍에미리트(UAE)는 29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타지키스탄과 만나 치열하게 다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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