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살인예고 집유 용납못해”…적극 항소

중앙지검, 대림역 살인예고 판결에 항소
공권력 낭비…손해배상 청구도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검찰이 잔혹한 살인범죄 뿐 아니라 이를 모방한 살인예고 범죄에도 엄단을 시사하고 있다. 살인예고로 집행유예 판결이 날 경우 적극 항소하며, 이에 따른 공권력 낭비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작년 7월 발생한 신림역 칼부림 사건 직후 인터넷에 대림역 살인예고 글을 게시, 기소된 피고인에게 1심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판결이 나오자 항소를 제기했다. 또 창원지검은 서울 강남역에서 엽총 살인을 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30대에게 최근 1심이 무죄를 선고한 것과 관련, 역시 항소를 진행했다.

창원지검은 “피고인의 자백, 게시글의 내용 등 제반증거와 유사사례 분석을 통해 강남역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뿐 아니라 신고자들에 대한 협박죄가 충분히 입증된다”며 “최근 서울중앙지법에서도 본건과 동일한 이른바 대림역 칼부림 예고글 사건에서 협박죄를 유죄로 인정했음에도 이와 달리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모방범죄 확산의 위험성, 공권력 낭비 상황 등 부정적 양형사유를 강조해 공항 폭발물 설치 예고 등 주요 사건에서 실형이 선고되도록 했고, 집행유예 등 가벼운 형 선고 시 더 중한 처벌을 위해 적극적으로 항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제주공항 등 국내 5개 주요 공항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인터넷게시물을 작성한 사안에서, 협박·위계공무집행방해·항공보안법위반죄로 구속 기소해 1심에서 징역 1년 6월 선고를 이끌어냈다. 보배드림 사이트에 부평 로데오 거리에서 여성만 10명 죽이겠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작성한 사안에 대해 1심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자 항소하기도 했다.

대검찰청은 살인예고 등에 대해 정식재판 회부를 원칙으로 하고, 소년범이라도 기소유예를 지양한다는 방침이다. 또 살인예고 글 게시 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허위신고로 대규모 경찰력이 투입되는 등 공권력의 낭비를 초래하는 것은 민사법상 불법행위에도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공권력 낭비로 인해 초래된 혈세 상당액의 배상을 청구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적극 제기하고 있다. 신림역 칼부림 예고글에 대해 112신고 접수부터 검거에 이르기까지 총 703명의 경찰력이 투입돼 경찰관 수당 및 동원 차량 유류비 등 4300만원 가량을 손배청구했고, 5개 공항 폭발물 설치 예고글에 대해선 서울‧인천‧대구‧부산‧제주경찰청 소속 경찰관 및 기동대 571명 투입에 따른 약 3200만원 손해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

아울러 대검찰청은 현행법상 살인예비·위계공무집행방해·협박·정보통신망법위반 등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으나 사안에 따른 처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공중협박행위에 대한 일반적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법무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신설 추진하는 공중협박죄에는 ‘사람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을 위협하거나 이러한 위해를 가할 것을 가장해 공중을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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