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 "전역 후 개봉한 '시민덕희', 행운이죠"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공명의 군백기가 끝났다. 공백기 아닌, 공백기를 지난 공명의 연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영화 '시민덕희'(연출 박영주·제작 씨제스스튜디오)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이다.
앞서 군 입대 전 '시민덕희' 촬영을 마쳤던 공명은 개봉 시기가 전역 이후로 잡히며 다시 한번 '팀 덕희'와 재회했다.
이에 대해 공명은 "제가 군복무할 때 개봉을 할 수도 있었다. 군입대 전에 촬영했던 '한산: 용의 출현'과 '킬링로맨스'가 군복무할 때 나왔으니까 이렇게 전역하고 개봉하게 된 건 저한테 큰 행운인 것 같다"며 "'한산: 용의 출현' '킬링로맨스'를 군대 안에서 응원했던 아쉬움을 '시민덕희'로 좀 풀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극 중 공명이 맡은 재민은 보이스피싱 사기범이면서, 해외 취업 사기 피해자다. 해외 고액 아르바이트 공고를 믿고 중국행을 택했으나, 실상은 보이스피싱 조직 아래서 일반인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인물이다.
공명은 "처음 재민이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제가 관객분들한테 조금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액션신은 없지만 칼을 맞는 장면 등 긴장감 있는 장면들에서 제가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했던 장면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저한테 재민이는 연기적으로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재민이는 좀 평범한 느낌의 대학생 같았다. 제가 만약 그 나이대에 고액 아르바이트 사기에 당해서 그 안에 갇혀있다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며 "그런 의미에서 재민이는 처음엔 아무것도 못하는 친구지만, 용기를 내서 덕희에게 구조요청을 한다. 동시에 거기에 반응해 주는 덕희가 있기 때문에 또 용기를 받아서 더 나아가려고 한다"고 입체적인 재민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공명은 "작품 속에서 대학생들이 고액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찾아온다. 재민이도 그렇게 와서 생활해 왔다. 하지만 그 생활 속에서 답답한 마음에 탈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창문으로 나가는 시간까지 얼마나 걸렸을지, 그 감정이 어땠을지, 감독님과 보이지 않는 부분들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눴다"며 "재민이는 가해자이지만, 동시에 피해자다.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표현해야 관객분들에겐 더 잘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그런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재민은 작품 초반부 덕희와 오로지 전화를 이용해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작품을 보는 관객 입장에선 이들의 티키타카를 볼 수 있지만, 이를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선 독백과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공명은 "전화상으로 덕희와 재민만 나오니까 저한텐 재민이로서 그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 그래서 감독님과 처음부터 어떻게 전화통화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전화를 이용해 사기도 쳐야 하고, 제보도 해야 하니까"라며 "목소리만 나올 땐 어떻게 잘 사기를 쳐볼까 했다. 라미란 선배와 현장에서 직접 주고받는 게 아니라 호흡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감독님이 먼저 촬영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셨고, 템포들을 보면서 계속 맞춰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명은 "가장 고민하고 공들인 건 전화장면이었다. 하지만 시나리오상으로 재민이한테 가장 중요한 건 마지막 장면이라고 생각했다"며 "대사도 그렇지만, '죄송하다'고 얘기하는 말이 재민이의 진심이자, 본인도 사기를 당해서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된 사람으로서의 입장이었다. 진심을 담아서 할 수 있는 대사였기 때문에 마지막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공명은 "재민이는 조직원이다 보니까 내부에서만 찍다가 덕희, 봉림(염혜란)을 야외에서 만나게 되는 장면부터 선배들을 뵙게 됐다. 처음에 덕희를 라미란 선배가 하신다고 해서 무조건 선택해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며 "라미란 선배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것 자체가 너무 좋고 영광스럽다. 염혜란 선배도 마찬가지다. 3년 전에 촬영했지만, 여전히 배울게 많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선배들"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군 입대 전 '시민덕희' 촬영을 마친 공명은 약 2년 여의 시간을 거쳐 다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됐다. 공명은 "군입대 전 촬영했고, 전역하고 개봉을 하다 보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저에 대한 마음가짐이 바뀐 부분이 있다"며 "제가 '시민덕희' 촬영할 때 더 열심히 했던 모습들이 보인다. 그때 촬영했던 때가 떠오른다. 저런 부분을 놓지 않고 가져가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지금은 제가 배우로서 조금 더 성장한 느낌을 주더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12월 군입대한 공명은 지난해 6월까지 전역했다. 공명은 "제가 군대 입대하기 전과 후나, 군복무를 할 때도 이 일(연기)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많이 느꼈다"며 "군대 조교로 복무하면서 연극영화과 친구들과 뮤지컬학과 친구들을 만났다. 그러다 보니 형동생으로 지내면서 고민상담도 해줬다. 그러면서 그 친구들로부터 다시금 열정과 의지를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제가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열정을 갖고 감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또한 공명은 "감사하게도 제가 복무하는 동안 '한산: 용의 출현'(2022)과 '킬링로맨스'(2023)가 개봉하면서 공백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스스로 자존감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한다. 자만은 절대 아니"라며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하면 자존감이나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공명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꿈이 정말 많았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맡으면서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지금 그런 점을 많이 느끼면서 즐겁게 촬영하고, 활동하고 있다"며 "거기에 더해서 너무 감사하게 함께 해주시는 좋은 동료분들을 많이 만났다. 그러면서 더 성장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명은 "연기를 하면서 꿈을 이루기보단, 저도 몰랐던 제 자신의 다른 모습들을 꺼내보는 희열이 있다"며 "제가 앞으로 또 많은 작품을 하겠지만, 아예 모르는 저의 모습을 끄집어내면서 했던 모든 촬영들이 저에겐 많은 영양분이 된 것 같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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