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나달·조코비치 시대의 종말…'2001년생' 신네르, 호주오픈 역전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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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계의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신네르는 호주오픈 우승 후 가진 인터뷰에서 "1시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두 세트를 내주고 흔들렸다. 하지만 계속해서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려 했다. 경기 중 문제가 있었던 걸 조정하고 기존 게임 계획을 고수하려 노력했다. 메르베데프는 놀라운 선수고 오늘(28일) 역시 엄청난 파이터라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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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테니스계의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이제 세대교체는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 됐다.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 세계랭킹 4위)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세계랭킹 3위)를 3-2(3-6, 3-6, 6-4, 6-4, 6-3)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기가 막힌 역전승이었다. 신네르는 첫 두 세트를 내리 내줬다. 자신의 서브게임마저 잡지 못하며 크게 흔들렸다. 2세트가 끝날 때까지만 해도 메르베데프의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3세트부터 역전 드라마가 써졌다. 메드베데프의 체력과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진 틈을 노렸다. 포핸드, 백핸드 스트로크가 춤을 추며 메르베데프를 몰아붙였다.
특히 접전 상황에서 계속해서 포인트를 따내며 심리적인 우위를 점했다. 압박감을 느낀 메르베데프는 실수가 나오며 주저앉았다.
3, 4, 5세트를 연속해서 이긴 신네르가 결국 최종 승자였다. 우승이 확정되자 신네르는 코트 위에 누워 기쁨을 만끽했다. 반면 메드베데프는 이번에도 2인자에 만족해야 했다. 2021년, 2022년에 이어 호주오픈에서 세 차례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신네르는 호주오픈 우승 후 가진 인터뷰에서 "1시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두 세트를 내주고 흔들렸다. 하지만 계속해서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려 했다. 경기 중 문제가 있었던 걸 조정하고 기존 게임 계획을 고수하려 노력했다. 메르베데프는 놀라운 선수고 오늘(28일) 역시 엄청난 파이터라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메르베데프의 체력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 신네르는 "3세트가 승부처였다. 정말 중요한 세트를 이기면 때때로 승패가 바뀔 수 있다. 오늘(28일) 경기가 그랬다. 메르베데프가 이번 대회에서 많은 시간 뛴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난 최대한 랠리를 길게 이어가도록 했다. 체력적으론 내가 조금 더 나았다"고 밝혔다.
신네르의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컵이다.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선수가 호주오픈 정상에 오른 건 처음이다. 2001년생인 신네르는 4대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프랑스오픈, US오픈, 호주오픈에서 모두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이름을 알렸다.
특히 이번 대회 4강전에선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노바크 조코비치를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결과뿐 아니라 경기 내용에서도 신네르의 완승이었다. 조코비치는 이날 패하기 전까지 호주오픈 33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지난해 윔블던 대회 4강전에서 패한 설욕을 갚음과 동시에 테니스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신네르는 어릴 때부터 스키 유망주로 운동능력에 재능을 뽐냈다. 이후 13살 때부터 테니스에 집중했다. 테니스에서도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다. 풍부한 체력과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가 강점. 2019년, 21세 이하 상위 랭커들을 초청해 치르는 남자프로테니스(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대회에서 우승하며 확실한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신네르의 호주오픈 우승으로 오랜 기간 세계 테니스를 지배한 3강 체제는 막을 내렸다는 평가다. 지난 20년 가까이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는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조코비치가 사실상 나눠 가졌다.
하지만 이제 페더러는 은퇴했고 나달은 잦은 부상으로 시름 중이다. 이번 대회 역시 부상으로 불참했다. 조코비치는 4강에서 떨어졌다. 뒤늦은 세대교체의 서막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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