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씨엘,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난항에 급락…"의지 여전, 계속 진행"
더딘 추진 속도에 주가 한달여 만에 60% 급락…시장 신뢰 회복 우선순위로
김소연 대표 "신규 파트너 모색 및 추가 외부 자금 조달로 이어나갈 것"
피씨엘이 보령바이오파마 인수를 위해 손 잡았던 케이엘앤파트너스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M&A(인수합병) 자금 마련이 난항을 겪으며 상호 신뢰가 훼손된 것으로 풀이된다. 양 측은 각자 노선을 통해 여전히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의지를 밝힌 상태다. 지지부진한 인수 추진에 주가가 급락한 피씨엘은 예정된 유상증자 대금 납입과 추가 외부투자 유치, 신규 파트너 확보 등을 통해 인수를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6일 김소연 피씨엘 대표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케이엘앤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나갈 수 없게 된다면 다른 투자사로 대체하고, 회사가 마련하기로 한 자금은 예정된 유증 납입과 추가적인 외부 투자 유치 등으로 확보할 것"이라며 "여전히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의지를 가지고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씨엘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체외진단기업이다. 2019년까지 사실상 전무했던 매출액은 2020년 537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257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단숨에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이듬해 461억원, 2022년 372억원으로 매출 외형이 줄고, 수익성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 매출 17억원, 영업손실 113억원으로 실적이 크게 꺾인 상태다.
이에 피씨엘이 선택한 돌파구는 M&A를 통한 신규 사업 진출이다. 지난해 상반기 컨소시엄을 통해 LG화학 진단사업 인수를 시도한 배경이기도 하다. 당시 고배를 마신 피씨엘은 보령바이오파마로 눈을 돌렸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그룹 산하 백신 전문업체다.
피씨엘은 재무적투자자(FI) 케이엘앤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에 도전했다.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90% 인수에 필요한 3600억원의 자금 중 피씨엘이 800억원을, 케이엘앤과 인수금융을 통해 각각 1400억원을 조달하는 계획이었다. 다만 당초 지난해 말까지 체결하기로 한 주식매매계약(SPA)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피씨엘이 자금조달을 위해 단행한 3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증 대금이 일부만 납입됐기 때문이다.
피씨엘은 이번 자금조달을 위해 지난해 말 2대주주로 올라선 미국 투자기업 GEM을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이뤄졌어야 할 납입이 해를 넘긴 뒤에도 수차례 지연되면서 우려의 시선이 고개를 들었다. 지난 16일 전체 대금의 일부인 100억원만 납입 완료된 상태다. 이를 계기로 신뢰 관계에 훼손이 가면서 최근 케이엘앤이 피씨엘 측에 '더이상 함께 갈 수 없다'는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잇따른 변수에 피씨엘의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중이다. 지난해 11월 인수 도전이 가시화 된 후 12월 중순 4000원을 넘어섰던 주가는 이날 1728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약 한달 새 60%에 가까운 하락률이다. 여기에 지난 25일에는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까지 받으며 신뢰도에 추가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보도된 GEM과의 지분 취득 계약 체결 관련 최종답변 해명 공시가 기한을 넘기면서다.
피씨엘은 내달 21일이 기한인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막기 위해 적극적 소명을 이어가는 한편,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작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자체 보유한 200억~300억원 수준의 자금에 GEM을 통한 남은 유상증자 대금 200억원을 이달 말과 내달 중순에 거쳐 납입받고, 추가 외부 자금조달을 통해 800억원을 채운다는 목표다. 외부 자금 조달의 경우 또 다른 전략적투자자(SI)의 합류도 고려 중이다.
김소연 대표는 "외부 SI의 경우 이미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상태로 자금 조달은 문제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며, 이번주쯤 보다 세부적인 계획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건의 경우 공시 기한을 수일 넘기면서 발생했는데 이미 소명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고, 기한 내 해명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피씨엘은 추가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보령바이오파마 기존 투자자들이 신청한 최대주주 지분에 대한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며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한 탓이다. 보령과 그 투자자들 사이 문제인 만큼 피씨엘 입장에선 손을 쓸 수 없는 문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가 납입 지연에 대해 해외 기업을 통한 자금 유치 과정에서 발생한 행정 오류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재차 연기 시 신뢰 추가 하락은 불가피 할 것"이라며 "피씨엘 입장에선 인수작업 추진 지속을 위한 신규 파트너 모색을 위해서라도 예정된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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