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올스타팀? 요르단 레전드 골키퍼 발언, 한국 깎아내리기일까[김세훈의 스포츠IN]
요르단 남자축구 대표팀 레전드 골키퍼 아메르 사피(42)가 지난해 9월 카타르뉴스에 말했다.
“메시를 가진 팀이 늘 이는 건 아니다. 버질 판 데이크가 뛴다고 골을 내주지 않는 건 아니다. 그들도 결국 실수하게 마련이다.”
그는 아시안컵에서 자국과 같은 조에 속한 한국도 언급했다.
“한국에는 손흥민, 김민재 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있다. 손흥민, 김민재 개인 능력은 엄청나다. 그런데 한국은 오히려 상대하기 쉬운 팀이다. 팀 조직력이 자선 경기에서 뛰는 올스타팀처럼 느껴진다.”
사피는 2000년부터 2020년까지 21년 동안 프로로 뛰었다. 국가대표로는 무려 20년 동안 176경기를 소화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정상급 수문장 중 한 명이다.
사피가 단순하게 한국을 깎아내리려 한 말일까. 아니면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냉정한 판단일까.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보여준 플레이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의 조별리그 결과와 내용은 졸전이었다. 한국은 부산하게 뛰었지만, 효율성이 여전히 낮았다. 선수들이 한 팀으로 보인 플레이는 단순했고 같은 패턴으로 반복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무능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안일한 자세를 질타하는 팬들도 적잖다.
헐거운 조직력에서 비롯된 속도 저하가 문제였다. 속공 찬스에서 정확하면서도 과감한 직진패스가 적었다. 공을 잡고 뒤로, 옆으로 볼을 돌리는 순간, 상대 수비는 이미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은 상대 진영에서도 느리고 단순했다. 촘촘한 수비를 뚫으려면 논스톱, 원터치 패스가 몇 차례 이어져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 공을 잡으면 드리블했고 상대에 읽히는 뻔한 패스를 했다.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 비중이 여전히 많았다. 크로스 정확도도 떨어졌다. 상대를 무너뜨리기에는 패스할 곳이 마땅치 않았고 패스 타이밍은 늦었다. 골을 넣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협력 수비도 엉성했다. 상대 빠른 전진패스에 흔들리기 일쑤였다.
한명 한명이 나름대로 열심히 뛰었지만 팀 플레이는 약했다. 전반적으로 한국 플레이는 개인 중심이었고 동료를 위해 희생하는 동작은 예상보다 적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6골을 내줬다. 한국보다 실점이 많은 팀은 베트남·말레이시아(이상 8실점), 홍콩(7실점)이다. 막강 화력을 보여준 것도 아니다. 한국은 이라크, 일본과 같이 8골을 넣었다. 이라크는 승점 9(3승), 일본은 승점 6(2승1패)을 얻었다. 한국은 5(1승2무)다.
오스카 타바레스 전 우루과이 국가대표팀 감독은 “축구 전술은 짧은 담요와 같다. 머리를 덮으면 발이 드러나고 발을 덮으면 머리가 드러난다”고 말했다. 공수를 모두 잘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결국 1선부터 3선까지 모든 선수들이 콤팩트하게 웅크린 채 하나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은 그걸 못했다.
한국은 아시아 강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를 농락할 정도로 월등한 기술과 강한 멘털은 갖고 있지 못하다.
없는 기술이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시티같은 경이로운 플레이를 바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올스타팀과 같은 만화 축구가 아니다. 정상을 지키는 챔피언이 아니라 정상 탈환을 노리는 도전자로서 낮은 자세, 동료를 위해 한 발 더 뛰는 단단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하는 성실하고 겸손한 축구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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