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건설업 대출 연체율 2년 새 3배 ‘껑충’… 2금융권 부실 위험 커져

전국 부동산업 연체율 작년 1.82%
건설업 연체율도 1.60% 달해
비수도권 대출 부실화 속도
2금융권 연체율, 은행보다 최대 11배 높아

그래픽=손민균

최근 2년 새 부동산·건설업종의 금융기관 대출 연체율이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대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불황이 깊은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관련 기업의 대출 건전성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

29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시도별 부동산·건설업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모니터링 대상 약 58만개 법인 대출 가운데 부동산 업종 대출 잔액은 작년 12월 말 현재 385조38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302조7300억원)에 비해 불과 2년 만에 대출 잔액이 27.3% 늘었다.

연체액(30일 이상 연체된 금액) 증가 속도는 더 빨랐다. 같은 기간 연체액은 2조2700억원에서 7조원까지 늘어나며, 전국 부동산업 연체율 또한 0.75%에서 1.82%로 급등했다.

건설업도 부동산업과 마찬가지로 대출의 부실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작년 말 기준 건설 업종 대출 잔액은 118조3600억원으로, 2020년 말(88조5000억원)보다 34% 늘었다. 연체액은 76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2.5배 증가했고, 연체율 또한 0.86%에서 1.60%로 1.9배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보다 비수도권의 부동산·건설 업종의 대출이 부실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현재 비수도권 부동산업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2.17%)은 수도권(1.56%)보다 높았다. 특히 세종(12.66%), 울산(6.49%), 강원(5.38%), 대구(4.35%), 전북(4.33%) 법인들의 부동산업 연체율이 높았다. 반면 경남(0.64%), 대전(0.66%), 서울(0.94%) 등의 연체율이 하위 1∼3위를 차지했다.

비수도권 건설업의 연체율(1.99%) 역시 수도권(1.27%)을 웃돌았다. 제주(3.70%), 대구(3.55%), 울산(3.35%), 경남(3.15%)은 연체율이 3%를 넘어섰다.

나이스평가정보 관계자는 “세종시처럼 수년 전 집값이 많이 올랐다가 최근 많이 떨어진 지역을 중심으로 관련 부동산중개업이나 시행사들의 부동산 대출 부실이 빠르게 드러나고 있다”라며 “비수도권 지역 건설업 대출의 상당 부분이 토착건설사, 시공 능력이 떨어지는 영세 건설사들과 관련이 있는데, 미분양 급증 등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연체율이 급등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금융기관 업권별로는 은행권에 비해 2금융권에서 부실 위험의 커졌다. 부동산업의 2금융권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말 3.29%로, 은행권(0.30%)보다 11배 높았다. 건설업에서도 2금융권 연체율이 은행권(0.57%)의 4.2배인 2.40%였다.

비은행권은 연체율 상승 속도도 빨랐다. 최근 2년 사이 부동산업 은행권 연체율은 1.3배(0.23→0.30%)로 오르는 동안, 비은행권 연체율은 2.72배(1.21→3.29%)나 상승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