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플러스 수익률"…신한證 황재수, 최종 1위 [인터뷰+]
16주 수익률 6%…신한 황재수 최종 우승
"상반기 종목 장세…AI·바이오 주목 필요"
'재수'가 좋았다. 황재수 신한투자증권 서울금융센터 지점장(사진)은 '2023 한경 스타워즈' 하반기 실전투자대회 최종 우승자가 됐다.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냈지만, 숫자 자체는 미미했다. 그만큼 작년 하반기는 22년 투자 경험을 가진 황 지점장에도 결코 대응하기 어려웠던 장이었다.
황 지점장은 지난해 9월 11일부터 12월 28일까지 16주간 진행된 실전투자대회에서 수익률 6.2%로 최종 1위를 기록했다. 2위(-13.1%)와의 격차는 무려 20%포인트가 났다. 이 기간 코스피는 4.22% 오른 반면 코스닥은 5.21% 하락했다. 지수 대비 눈에 띄는 수익률은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대회 초반부터 탈락자도 속출했을 정도로 변동성이 컸던 증시에서 올린 수익률이다.
대회 내내 1등 유지…"비결은 철저한 '매도 타이밍'"
황 지점장은 대회 기간 내내 1위를 대부분 유지했다. 여기엔 '재수' 보단 '전략'이 주효했다. 대회 기간인 16주를 감안해 투자전략을 짰다. 황 지점장은 "대형주이든 소형주이든, 기간이 어떻든 관계없이 종목 매수 후 매도 타이밍을 수익률 기준으로 잡았다"면서 "이번 대회에선 철저히 매도 타이밍을 재면서 임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매매 주기가 기존 투자패턴과는 다르게 짧아졌다. 그는 "매일 바뀌는 수익률에 흔들리지 않도록 적응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대회 전략에 대해선 "종목 매수 시 수익률 10%가 넘으면 보유 종목의 절반, 15% 넘으면 매도하는 식으로 대응했고, 손절 타이밍은 손실률이 6~7% 수준으로 나타날 때로 잡았다"며 "어려운 시장이었던 만큼 옳은 결정을 했을 때, 수익률을 올리는 방향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황 지점장이 주로 담았던 종목은 분기 기준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는 업체였다. 대부분은 성장주였다. 이는 황 지점장의 평소 투자전략이기도 하다. 황 지점장은 가치주 투자보다는 성장주 투자를 지향한다. 국내 시장은 가치 투자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성장주 중에서도 EPS 증가율이 전분기, 전년 동기 대비 최소 20~30%에 달하는 종목을 선호한다. 인공지능(AI)과 같이 신기술 관련 종목은 탐방을 통해 기술·업황을 공부한 뒤 추려내고 있다. 다만 이번 대회에선 대회 기간 안에 수익률을 올려야 하다보니, 당장 다음 분기 실적이 좋아지는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모멘텀이 다가오는 종목도 포함했다.
"종목에 대한 과도한 믿음, 결국 손실로"
철저한 전략에도 손실은 불가피했다. 시장 변동성이 워낙 컸던 데다, 일부 종목에 대한 판단을 잘못했기 때문이었다. 황 지점장은 대표 실수 종목으로 유한양행, 오스코텍을 언급했다. 심지어 이들 종목 때문에 투자 원칙까지 깨뜨렸다. 이후 심리적으로도 많이 흔들렸다.
황 지점장은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가 임상 3상 결과에 있어 성공할 것이란 믿음이 강했다"며 "보유자 편향의 실수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보유한 종목에 대한 믿음이 강했던 터라 호재에만 집중하고 악재는 보지 못했다"며 "그러다 보니 손절 원칙도 깨졌다"고 회상했다.
황 지점장은 최종 우승해 기쁘지만, 한 자릿수 수익률에 대 아쉬움을 드러냈다. 황 지점장은 "주식 시장은 주저하는 순간 타이밍이 맞지 않게 되기 때문에 생각한 순간 바로 행동에 옮겨야 한다"며 "주식은 몰라서 못 하는 것도 있지만 안 해서 못하는 것이란 걸 다시 느꼈다"고 전했다.
또 "이번 대회의 경우 시간에 쫓겨 너무 잦은 매매를 했던 게 아쉽다"며 "텔레그램, 유튜브 등 자극적인 뉴스가 많아 보다 보면 잦은 매매를 하게 되는데, 외부의 영향이 아닌 내가 선택한 종목, 방법 매매에 기준을 지킬 수만 있다면 성공한 투자가 가능할 것이다. 추가로 주식은 늘 계획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단 점을 늘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종목 장세 전망…AI·바이오 유망"
황 지점장은 올 상반기 증시 전략과 관련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황 지점장은 "3월 금리 인하 확률이 절반 정도 된다고 본다"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인 만큼 철저하게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작년처럼 주도 업종이 나타나 시장을 이끌기보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높은 수익률이나 빨리 수익을 달성하려는 마음은 무모한 투자를 부른다"며 "주식을 매수 시 목표를 낮게 갖고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주식 시장 최대 화두로는 AI를 꼽았다. 바이오 업종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내놨다. 황 지점장은 "AI의 적용 분야는 휴대폰, 가전, 로봇, 자동차 등 다양화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 중에서도 성공하는 AI 기업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 업종에 대해선 "금리 인하 시점이 아직 불분명하지만, 금리 인하를 시작한다면 빠르게 인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금리에 취약했던 성장주들이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글로벌에서도 최근 큰 성과를 내는 한국 바이오텍의 상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경스타워즈는 국내에서 가장 역사가 긴 실전 주식 투자대회다. 올해로 벌써 29년째를 맞았으며, 2024년 상반기 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작년 하반기 실전투자대회는 그해 9월 11일부터 12월 29일까지 16주 동안 열렸다. 대회의 실시간 매매 내역은 한경스타워즈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선 참가자별 누적수익률과 전일 대비 수익률, 거래 적중도, 토론방 등의 서비스도 제공된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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