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유전정보로 나의 수면상태를 알 수 있나요?

진희정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2024. 1. 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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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새벽 5시면 눈이 떠졌던 것과 달리, 아침 7시에도 눈뜨는 게 어려워진 겨울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면 습관에 대한 DTC(Direct-To-Consumer) 유전자 검사가 가능해져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과 약국에서 검사키트를 구입 후, 직접 유전자 검사를 의뢰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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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정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평소 새벽 5시면 눈이 떠졌던 것과 달리, 아침 7시에도 눈뜨는 게 어려워진 겨울이 됐다. 지난해 '프론티어스 인 뉴로사이언스(Frontiers in Neuroscience)'지에 발표된 '인간 수면의 계절성'에 관한 논문을 살펴보면, 여름보다 겨울에 평균 수면 시간이 1시간 더 길어진다고 한다.

계절 외에도 수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굉장히 다양하다. '적게 자는 사람들이 성공한다'라거나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부지런하다'와 같은 사회·문화적 요인, 거주지 주변 빛의 세기, 운동 습관, 유전적 특성 등이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이 중에서도 유전적 특성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는 그 사람의 수면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다. 유전적 정보는 DNA를 확인해 알 수 있는데, 이 결과는 유전체 연구를 통해 얻어진다.

유전체는 유전정보 총합으로, 세포 내 DNA 정보, 즉 DNA 염기서열 전체 정보를 뜻한다. 현재 유전체 연구를 통해 짧은 잠, 불면이나 아침형, 저녁형과 같은 일주기 주기에 대한 유전정보인 단일염기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 정보가 밝혀지고 있다. SNP는 DNA 염기서열에서 하나의 염기서열(A,T,G,C)의 차이를 보이는 유전 변이 중 인구집단 내 1% 이상의 빈도를 보일 때를 말한다. SNP는 질병 및 약물 감수성, 치료 반응의 차이, 다양한 형질의 차이를 일으키는 요인이 돼 국가 차원의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로 자신의 SNP를 확인하고, 어떤 유전적 특성이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면 습관에 대한 DTC(Direct-To-Consumer) 유전자 검사가 가능해져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과 약국에서 검사키트를 구입 후, 직접 유전자 검사를 의뢰할 수도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운영하는 대전시민 건강코호트는 30-50대의 대전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한의학적 체질과 생활 습관이 만성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연구다. 해당 연구에서는 유전체 정보도 함께 분석하고 있다. 기존 선행연구에서 밝혀진 불면 연관 SNP 중 rs1064213는 PLCL1 유전자 내에 포함돼 있는데, 이 SNP의 염기가 A인 사람은 불면을 낮추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전세계적으로 rs1064213이 A인 사람은 0.48%, 유럽인 0.50%, 아프리카 0.29%, 아시아 0.26%, 라틴아메리카 0.45%, 남아시아 0.61%로 알려져 있는데, 대전시민 건강코호트에서는 0.26%로 아시아인과는 유사하지만, 타 인종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 결과로, '한국인 혹은 대전시민은 불면을 낮추는 요인을 선천적으로 적게 가지고 있다는 것인가?'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불면에 관한 SNP는 하나가 아니고, 영향을 주는 많은 SNP들을 통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또한 인종에 따라 그 빈도가 달라질 수 있어서 한국인에 맞는 불면 SNP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대전시민 건강코호트에서는 한국인의 수면 연관 유전정보를 찾고, 이를 해석하고 치료 기술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향후 불면에 대한 한의 침 치료나 한약 치료가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제공되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진희정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데이터부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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