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8강전, 아직은 꿈이었지만..." 신태용 감독은 '다음 기적'을 꿈꾼다[오!쎈 도하]

고성환 2024. 1. 29.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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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도하(카타르), 지형준 기자] 사상 첫 아시안컵 16강' 기적을 썼던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의 매직이 끝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28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러 0-4로 패했다.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1.28 / jpnews.osen.co.kr
[OSEN=도하(카타르), 지형준 기자]

[OSEN=도하(카타르), 고성환 기자] 신태용 감독의 기적이 끝에 다다랐다. 하지만 충분히 박수받아 마땅한 여정이었다. 한 챕터를 마무리한 그는 다음 기적을 준비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호주에 0-4로 패배했다.

이로써 신태용 감독과 인도네시아의 이번 대회 여정은 막을 내렸다. 그는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의 본선 진출을 이끈 데 이어 사상 최초 16강이라는 역사까지 세웠다. 인도네시아는 지금까지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총 4번 밟았지만,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나라다.

정말 극적인 16강 진출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4일 D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일본에 1-3으로 패하며 탈락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F조 3위 오만이 키르기스스탄과 1-1로 비기면서 인도네시아가 각 조 3위 팀 6개 중 4번째로 높은 성적을 기록하며 막차를 탔다. 

그러나 호주의 벽은 높았다. 인도네시아는 호주를 상대로 초반부터 거세게 압박하며 경기를 잘 풀어나갔으나 전반 12분 불운한 자책골을 내주며 꼬이기 시작했다. 결국 인도네시아는 후반 막판 2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OSEN=도하(카타르), 지형준 기자]

그럼에도 신태용 감독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호주의 8강 진출을 축하한다. 열심히 싸워줘서 많은 걸 배웠다. 경기는 이번 대회 중 가장 잘했다고 자평한다. 첫 실점이 수비 발 맞고 들어갔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자책골이 아니었다면 더 흐름을 탈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경기력 자체는 뒤처지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생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인도네시아는 호주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한 외신 기자는 호주를 패닉에 빠트렸다고 표현했다. 신태용 감독도 "경기 내용에선 절대 호주에 뒤처지지 않았다. 선수들이 내가 이야기한 부분을 잘 이행해줬다. 그렇지만 경험 등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 부분만 만회했다면 점수도 대등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부분을 이야기했다.

[OSEN=도하(카타르), 지형준 기자]

또한 신태용 감독은 "우리도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호주와 16강에서 맞붙었다. 축구는 이기기 위해 하는 것이다. 비기고 골을 덜 내주려고 축구하는 게 아니다. 호주를 이기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우리 선수들이 어리지만, 전방 압박을 강하게 하면 분명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험치가 부족했다. 잘 보완하면 호주와도 대등하게 경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기자는 신태용 감독을 향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며 앞으로 어떤 도움이 더 필요할지 물었다. 그러자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상당히 많이 도와주고 있다. 부족함 없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리그가 강해져야 한다. 인도네시아 축구가 더 발전하고 단단해지려면 리그를 중심으로 변화가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OSEN=도하(카타르), 지형준 기자]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과 이라크, 호주 등 우승 후보를 여럿 상대했다. 그는 누가 우승할 것 같은지 묻는 말에 "내겐 이라크와 일본, 호주 다 강했다. 팀마다 색깔이 달라서 배울 점이 많았다. 내가 생각할 땐 한국과 이란도 상당히 좋은 팀이다. 같이 우승 경쟁을 펼칠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제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예선으로 눈을 돌린다. 그는 역사적인 16강 진출의 비결과 앞으로 목표에 관해 질문받자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잘 따라줬다. 그 덕분에 이번 대회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협회도 나를 믿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줬다. 내게도 큰 힘이 됐다. 월드컵 예선을 진행 중이다. 1무 2패로 힘든 여정이지만, 2차 예선 통과가 두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OSEN=도하(카타르), 지형준 기자]

만약 인도네시아가 호주를 꺾고 8강에 올랐다면 한국과 맞대결 가능성도 있었다. 한국-사우디아라비아 중 승자와 맞붙는 대진이었기 때문. 신태용 감독도 경기 전날 "한국과 8강에서 멋진 승부를 펼쳐보고 싶다"라며 각오를 불태웠다.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한 신태용 감독은 "아직은 꿈이었지 않나 싶다. 선수들이 어리고 경험이 없다 보니까 경기 내용은 좋았으나 마무리에서 밀렸다. 경험이 쌓이면 내가 한국과 만나는 것도 현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 우리 팀이 많이 부족했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 오면 한국과 꼭 한 번 붙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라고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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