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데이즈’ 윤여정 “오스카 받고 주인공 제의多, 오히려 씁쓸했다” [인터뷰]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2024. 1. 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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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76)이 2월 7일 개봉하는 영화 '도그데이즈'(제작 JK필름)로 4년 만에 국내 영화에 복귀한다.

반려견과 얽힌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는 제작비 82억 원의 중소 규모로 신인 감독이 연출하고 여러 배우가 스포트라이트를 나눠 갖는 옴니버스 형식이다.

하지만 윤여정은 이번 영화 출연에 "조금의 고민"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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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데이즈’로 4년 만에 국내 영화 복귀하는 윤여정
김덕민 감독과 노바디때부터 인연
외로운 삶 사는 은퇴 건축가 연기
잘 해낼 캐릭터라 고민 없이 출연
흥행 경쟁 김영옥 언니는 ‘롤모델’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이후 “난 달라진 점이 없지만 주변의 대우가 좀 달라졌다”고 솔직히 말했다. 사진제공|CJ ENM
배우 윤여정(76)이 2월 7일 개봉하는 영화 ‘도그데이즈’(제작 JK필름)로 4년 만에 국내 영화에 복귀한다. 반려견과 얽힌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는 제작비 82억 원의 중소 규모로 신인 감독이 연출하고 여러 배우가 스포트라이트를 나눠 갖는 옴니버스 형식이다. 아카데미 수상과 미국 애플TV+ 드라마 ‘파친코’의 성공 등 잇단 글로벌 행보를 펼치고 있는 윤여정의 뜻밖의 선택이라는 일부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윤여정은 이번 영화 출연에 “조금의 고민”도 하지 않았다. 오래전 자신이 “노바디”였을 때부터 깊은 우정과 신뢰를 쌓았던 김덕민 감독의 데뷔작만큼은 꼭 출연하리라던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화려한 커리어 뒤에 외로운 삶을 살고 있는 은퇴한 늙은 건축가라는 극중 캐릭터도 “내가 잘 해낼 법한 캐릭터”라 생각했다는 윤여정은 “일상은 늘 외로운 거다. 늙어가는 게 곧 외로운 것”이라고 초연히 말했다.

●“아카데미 수상 이후 오히려 씁쓸해져”

윤여정은 2021년 ‘미나리’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일을 돌이키며 “여전히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말했다. “윤여정이 보기 싫다”며 방송국에 전화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던 과거 일을 떠올리며 격세지감 했다.

“‘미나리’ 촬영이 정말 힘들었었거든요. 그래서 촬영 끝나자마자 도망가서 아예 잊어버리려 했던 작품이에요. 그런데 그런 작품으로 상을 탔죠. 산다는 게 이렇게 불가사의한 일이더라고요. 인생은 전위예술이고 영원한 미완성의 실험인 것 같아요.”

아카데미 수상 이후 달라진 건 전혀 없다. 여전히 똑같이 연기할 뿐이다. 다만 자신을 대하는 주변의 변화를 느낀다. 자신에게 다가와 “존경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그럴 때마다 “너무 부담스럽다. 난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다”며 손사래를 친다고 했다.

“주인공 시나리오도 많이 들어왔죠. 그런데 그런 시나리오를 보면서 오히려 씁쓸했어요. 난 언제나 여기 쭉 있었는데 갑자기 상 탔다고 주인공 제의가 많이 들어오니까 인간이 참 간사한 거구나 싶더라고요. 난 흥행배우가 아니에요. 오히려 흥행과는 거리가 멀어요. 그래서 위험한 도전은 하고 싶지 않죠.”

●“김영옥 언니처럼 연기하고 파”

나영석 PD와는 ‘꽃보다 누나’, ‘윤식당’, ‘윤스테이’, ‘뜻밖의 여정’ 등 여러 편의 예능을 함께 했다. 나 PD와 후속 예능 계획을 묻는 질문에 “나랑 또 하자고 하면 그건 ‘노인학대’다”며 웃었다.

“나영석은 아주 여우에요. 여우. 지금은 오래 봤으니 편한데 맨 처음 나를 캐스팅하기 위해 나영석이 쏟은 노력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정말 온 정성을 기울이더라고요. 그 정성에 감복해 ‘꽃누나’를 함께 했고 그 뒤로 미운 정 고운 정 들어서 많이 한 거죠.”

같은 날 개봉해 선의의 흥행 경쟁을 하게 된 영화 ‘소풍’을 주연한 김영옥과 나문희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두 사람과는 tvN ‘디어 마이 프렌즈’ 등의 드라마에서 함께 호흡했다. 특히 자신보다 10살이나 많지만 여전히 의욕적으로 연기 활동을 하고 있는 김영옥에 대해서는 “나의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예전부터 언니만큼만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가끔은 언니한테 ‘먹고 살기 힘든 것도 아닌데 한 편씩만 해, 두 편씩 하지 말고’라고 하는데, 아직도 새로운 역할을 만나면 본인이 너무 잘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대요. 정말 대단해요.”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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