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에틸렌 자급 확대에 구조적 한계 직면한 석유화학…타개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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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철강과 더불어 우리나라 수출의 버팀목 구실을 하던 석유화학 산업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판매가와 원료인 나프타 가격의 차이)가 손익분기점으로 꼽히는 톤당 300달러 선을 장기간 밑돌고 있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플라스틱 사용 규제와 중국 에틸렌 자급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한계에 직면했다"며 "미래 성장 기반을 찾아 포트폴리오(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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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철강과 더불어 우리나라 수출의 버팀목 구실을 하던 석유화학 산업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때 세계시장을 매섭게 파고 들었지만, 최근에는 수익성 악화와 점유율 하락으로 고전하면서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사업구조 재편과 함께 신사업 추진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28일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엘지(LG)화학을 비롯해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등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이 전년보다 10~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나빠진 게 요인이다.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과 함께,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와 범용 제품 분야에서 중국이 대규모 생산시설 증설에 나선데 따른 공급 과잉 영향이 컸다.
석유화학 업계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판매가와 원료인 나프타 가격의 차이)가 손익분기점으로 꼽히는 톤당 300달러 선을 장기간 밑돌고 있다. 에틸렌은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석유화학공업의 주원료인 나프타를 열분해해 나오는 여러 원료들을 판매해 돈을 버는데, 이때 많이 나오는 에틸렌과 나프타의 가격 차이는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원자재 가격정보를 보면, 지난 23일 고시된 톤당 에틸렌 가격은 850달러, 나프타 가격은 640달러로, 스프레드(210달러)가 손익분기점에 크게 못미쳤다.
나프타분해시설(NCC)을 통해 에틸렌을 직접 생산하는 엘지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시황 악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19일 잠정집계된 엘지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5292억원으로, 전년에 견줘 15.1% 감소했다. 석유화학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2년 연속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고전 원인은 복합적이다. 수십년 동안 중국은 국내 업체들에게 가장 중요한 석유화학 제품 기초원료 판매처였다. 세계 최대 수요처이기도 한 중국은 최근 몇 년 사이 화학설비 생산공장 신·증설에 나서 자급률을 끌어올리며 수입 물량을 대폭 줄였다. 플라스틱 사용 규제 강화 등 환경 이슈로 석유화학 산업이 성장의 한계에 이른 것도 부진 요인이다.
업계는 지금 상황을 일시적 진통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올해도 시황 악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사업구조 재편과 함께 신사업 추진 등을 통해 타개책을 찾고 있는 이유다.
엘지화학은 종합 전지소재 회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까지 배터리 소재와 바이오 분야 등에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경기가 불확실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은 이차전지와 수소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아 국내·외 공장 건설에 나섰다. 금호석유화학은 전남 여수의 제2에너지 사업장에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설비를 짓는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고, 한화솔루션은 북미 최대 태양광 통합 생산기지 ‘솔라 허브’를 기반으로 미국 태양광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플라스틱 사용 규제와 중국 에틸렌 자급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한계에 직면했다”며 “미래 성장 기반을 찾아 포트폴리오(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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