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전 전패’ 삼성, 현실에 순응해야 했던 이정현

손동환 2024. 1. 2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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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189cm, G)은 또 한 번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서울 삼성은 지난 2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에 51-88로 졌다. 2024년에 열린 경기에서 9전 전패. 또, 현대모비스전 7연패의 수렁에도 빠졌다. 2023~2024시즌 전적은 5승 30패.

삼성의 핵심은 코피 코번(210cm, C)이다. 코번은 피지컬과 힘, 골밑 마무리 능력을 지녔다. 상대의 협력수비에도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을 상대하는 팀은 코번을 경계한다.

삼성 국내 선수들이 코번과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삼성의 전력은 배가 될 수 있다. 즉, 삼성 외곽 자원들의 슈팅이 터진다면, 코번의 골밑 위력이 증가할 수 있다는 뜻.

그러나 삼성은 코번과 국내 선수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지 못했다. 3점을 던질 수 있는 어린 선수들(신동혁-조준희 등)이 길게 이탈했고, 코번의 프론트 코트 파트너인 이원석(206cm, C)도 생각만큼 해주지 못했기 때문.

그래서 이정현(189cm, G)이 많은 걸 해야 했다. 삼성 국내 선수 중 유일하게 평균 두 자리 득점(경기당 10.0점). 하지만 이정현도 상대 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현이 외곽에서 풀어줘야 한다. 삼성의 유일한 외곽 옵션이기 때문.

또, 삼성은 현대모비스와 최근 6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졌다. 2024년에 열린 8경기 또한 패했다. 그런 이유로, 삼성 선수들이 전투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정현은 주장이자 최고참으로서 분위기 회복에 앞장서야 한다.

다만, 이정현은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김효범 삼성 감독대행이 경기 전 “1쿼터 스타팅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시작부터 수비와 에너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팀 전체적인 수비 에너지 레벨을 높인 후, (이)정현이와 (김)시래, 코번 등 중심 자원을 투입할 예정이다”고 했기 때문.

그러나 수비 위주의 라인업이었기에, 3점 라인 밖에서 해결할 이가 부족했다. 신동혁(193cm, F)이 자신 있게 던졌지만, 신동혁의 3점도 실패. 이로 인해, 삼성의 시작도 썩 좋지 않았다. 경기 시작 3분 35초 만에 6-13으로 밀렸다. 시작을 제대로 못한 삼성은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요청했다.

이정현은 타임 아웃 후 처음으로 코트에 나섰다. 자신보다 12cm 큰 최진수(202cm, F)를 막았다. 그러나 이정현의 진정한 수비 대상은 최진수가 아니었다. 최진수와 림의 중간에 선 후, 도움수비 준비. 현대모비스 페인트 존 공격을 막는데 집중했다.

공격 진영에서는 2대2를 했다. 이정현의 장기. 그러나 현대모비스 볼 핸들러 수비수와 스크리너 수비수 모두 이정현을 압박. 이정현의 행동 반경을 확 줄였다. 아무리 역량 좋은 이정현도 좁아진 선택지 앞에서 어떻게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정현은 수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최고참이자 베테랑이지만 동료들과 수비 범위를 넓혔고, 자신보다 큰 최진수(202cm, F)에게 공격 리바운드를 내주지 않았다. 또, 삼성 2-3 지역방어 로테이션에도 잘 녹아들었다. 삼성이 21-28로 1쿼터를 마쳤던 이유.

그렇지만 7점 차는 결코 적은 차이가 아니었다. 그래서 이정현의 경기력 향상이 요구됐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이정현의 공격력이었다. 이정현의 득점이 어느 정도 나와야, 삼성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이정현의 득점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슛 또한 제대로 하기 힘들었다. 김국찬(190cm, F)의 끈질긴 수비는 물론, 현대모비스 빅맨의 압박까지 받았기 때문. 그러면서 삼성의 공격도 침묵했다. 공격력을 올리지 못한 삼성은 2쿼터 시작 3분 1초 만에 이정현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이정현의 체력을 안배하려고 했다.

이동엽(193cm, G)과 신동혁 등 기존 선수들이 들어가되, 조준희(188cm, G)도 코트에 나섰다. 이정현을 제외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어야 했다. 특히, 신동혁과 조준희 등 신인급 선수들이 더 그래야 했다.

그러나 삼성 외곽 자원들이 힘을 내지 못했다. 이로 인해, 코번의 부담이 가중됐다. 삼성의 공격 밸런스 또한 흔들렸다. 이는 삼성의 수비력 저하로 연결됐다. 공수 안정감을 모두 잃은 삼성은 41-6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이정현은 3쿼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공격 구심점이 없었던 삼성은 많이 흔들렸다. 3쿼터 시작 4분 9초 만에 47-72. 패색이 짙어졌다. 위기를 감지한 김효범 삼성 감독대행은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써야 했다.

김효범 삼성 감독대행이 조치를 취했음에도, 삼성과 현대모비스는 더 커졌다. 이정현도 어떻게 하기 어려웠다. 4쿼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는 더 심각했다.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다만, 김효범 삼성 감독대행은 경기 종료 후 “(이)정현이에게 너무 부담을 준 것 같다. 정현이한테 너무 미안하다. 조금 이기적으로 했으면 좋겠는데, 팀 사정상 그렇게 못하는 것 같다”며 이정현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부담만 안겼다는 미안함이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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