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주년에도 국민그룹…god, 어떻게 가요계 마스터피스 됐나[뮤직와치]

황혜진 2024. 1.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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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od,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사진=god,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사진=god,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사진=god,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뉴스엔 황혜진 기자]

그룹 god(지오디/박준형, 손호영, 윤계상, 데니안, 김태우)가 데뷔 25주년에도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god는 올해 데뷔 25주년에 접어들었다. 대망의 25주년 당일이었던 1월 13일 영화 'god's MASTERPIECE the Movie'(지오디스 마스터피스 더 무비) 무대인사를 돌며 팬들과 뜻깊은 추억을 아로새겼다.

러닝타임 107분으로 제작된 'god's MASTERPIECE the Movie'는 god가 팬들을 위해 준비한 25주년 기념 선물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OP DOME(케이스포 돔,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한 ‘2023 god TOUR god’s MASTERPIECE‘ 공연 실황, 콘서트 개최에 얽힌 비화, 진솔한 속내를 담았다. god는 트렌드에 발맞춰 무대의 감동을 스크린으로 옮겨옴으로써 Fan god(팬 지오디, god 공식 팬클럽명)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이번 영화는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며 god의 위상을 방증했다. 1월 10일 개봉한 이래 3주 차인 현시점까지 절찬리 상영 중이다. 무대인사 현장에서 팬들과 재회한 god는 "데뷔 25주년을 맞았는데 항상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팬들과 특별한 날을 기념할 수 있어 기쁘다. 콘서트 실황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는 자체로도 영광스럽고 팬들이 영화를 보며 같이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시작부터 남달랐던 god, 자타 공인 국민그룹이 되다

1999년 1월 13일 첫 정규 앨범 'Chapter 1'(챕터 원)으로 가요계 입성한 god는 시발점부터 내딛는 걸음마다 번번이 차별화된 행보를 이어 온 팀이다. 동시대 데뷔한 H.O.T.(에이치오티)와 젝스키스, 신화 등 1세대 아이돌이 강렬한 댄스 음악과 콘셉추얼한 퍼포먼스로 기반으로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면 god는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는 유행어를 남긴 전설의 데뷔곡 '어머님께'를 필두로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Friday Night'(프라이데이 나이트), '거짓말', '촛불 하나', '하늘색 풍선', '길', '보통날' 등 면면 대중의 마음을 울리는 가사, 남녀노소 어렵지 않게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감성의 음악을 무기로 승부수를 띄웠다.

god를 신드롬급 스타로 발돋움하게 한 건 다름 아닌 MBC 예능 '목표달성 토요일-god의 육아일기'였다. 그 시절 대다수 아이돌 스타들이 신비주의를 택한 반면 god는 재민이를 공동 육아하는 형식의 ‘god의 육아일기’로 5인 5색 꾸밈없는 인간미를 드러내며 국민 그룹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탄탄대로를 내달리던 god는 전성기 찾아온 위기와 공백기를 딛고 한결 끈끈해졌다. 2002년 정규 5집 'Letter'(레터) 활동 후 이뤄진 윤계상 탈퇴로 한동안 녹록지 않은 나날을 보낸 것. 박준형과 손호영, 데니안, 김태우는 2004년 정규 6집 '보통날'을 발표하고 방송 활동 및 공연을 펼치는 등 팀을 지켰지만 2005년 정규 7집 '하늘속으로'를 끝으로 4인조 활동마저 잠정 중단했다.

개인 활동에 집중하며 서로를 그리워했던 god는 2014년 7월 정규 8집 'Chapter 8'(챕터 에잇) 발매를 기점으로 비로소 5인 완전체 활동을 재개했다. 8집 발매 기념 잠실 보조경기장에서 1만 3,000여 명의 관객들과 함께한 'god 15th Anniversary Reunion Concert'(지오디 15주년 재결합 콘서트)는 오랜 팬들에게 영원히 잊을 수 없을 만큼 찬란하고 뭉클한 한 페이지로 기록됐다.

▲ "우린 여러분의 것" god를 완성하는 마지막 조각, Fan god

현존 최장수 아이돌로서 한국 대중음악사에 유의미한 한 획을 그었건만 god의 변화와 성장은 계속되고 있다. 재결합 기념 콘서트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대형 공연장에서 대규모 관객을 동원하며 현재진행형 국민그룹 위상을 몸소 증명한 것.

다시 하나로 뭉친 god는 2014년 10월 잠실주경기장 앙코르 콘서트를 시작으로 2015년 올림픽 체조경기장(KSPO DOME, 케이스포 돔) 콘서트, 2017년 잠실실내체육관 콘서트 포함 6개 도시 전국투어, 2018년 체조경기장 콘서트, 2019년 1월 체조경기장 콘서트, 2022년 12월 체조경기장 콘서트, 지난해 11월 체조경기장과 12월 부산 벡스코 공연 등 부단히 단독 공연을 개최하며 팬들과의 소통을 이어 나가고 있다.

'따로 또 같이' 정석으로도 손꼽힌다. 듬직한 리더 박준형은 웹 예능 '와썹맨'을 통해 MZ세대를 사로잡은 후 다양한 방송에서 활약 중이다. 이젠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난 윤계상과 데니안, 유닛 호우는 물론 솔로 뮤지션으로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입증한 손호영과 김태우까지, 근래 데뷔한 다수 아이돌들이 명확한 포지션을 밝히지 않은 채 활동을 이어 나가는 것과 달리 god는 각 멤버들의 특장점에 걸맞은 포지션을 분명히 하고, 그에 기반한 다채로운 킬러 콘텐츠로 음악 팬뿐 아니라 시청자, 관객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KBS 대기획 일환으로 개최한 '2023 KBS 대기획 ㅇㅁㄷ 지오디'에 이어 서울과 부산에서 개최한 'god’s MASTERPIECE'를 전석 매진시킨 god는 '공연형 아이돌' 원조다. 이들은 2002년 7월부터 2003년 3월까지 주 4회 꿈, 가족, 친구, 여름방학, 거짓말, 무도회, 한여름밤의 크리스마스, 공포, 태극기, 바캉스, 개학, 가을소풍, 겨울, 겨울방학, 송년파티, 정월대보름, 졸업, 공개방송, 화이트데이, 운동회, 영화, 추석 등 다채로운 주제에 따라 'god 100일간의 휴먼콘서트'라는 타이틀의 100회 올밴드 라이브 소극장 콘서트를 진행했다. 22년 전에도, 올해도 공연장을 빈 객석 없이 전석 매진시키며 불변의 티켓 파워를 실감케 했다.

god가 현시점에도 자타 공인 '국민 그룹'이자 '가요계 마스터피스'로 불리는 배경에는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그리며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멤버들의 음악적 열정, god라는 팀과 자신들을 사랑해 주는 팬들에 대한 두터운 애정이 자리한다.

체조경기장에서 재차 열린 콘서트는 다섯 남자의 초심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 여기까지 온 걸로/만족하지 않고/앞으로 앞으로 나갈 거란 거지"라는 정규 2집 수록곡 '다섯 남자 이야기' 가사처럼, 2023년의 god는 모든 멤버가 마흔을 넘겼음에도 여전히 쩌렁쩌렁한 라이브로 전곡을 소화하고, 뼈마디가 쑤실지언정 무대에서만큼은 몸이 부서져라 춤추며 공연형 아티스트의 진가를 떨쳤다.

특히 김태우는 이번 단독 콘서트에서 공연 전체를 아우르는 기획력을 십분 발휘하며 무려 데뷔 25년 차 베테랑 god의 재발견을 이끌어 냈다. 공연과 전시를 결합한 특별한 형식에 맞춰 모든 관객들에게 브로슈어를 배부하는가 하면 포토존 QR코드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는 특별한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제공한 것.

5관 각각에 적합한 분위기의 곡들을 배치함으로써 짜임새 있는 세트리스트를 구성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다섯 멤버들은 god의 걸작(god's MASTERPIECE)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마지막 한 조각을 찾아 나선다는 서사 아래 5인 5색 도슨트로 분했다. god 공연 사상 전례 없는 콘셉트와 무대 장치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연출은 그간 숱한 god 콘서트를 관람한 입장에서도 사뭇 낯설게 다가왔다.

Fan god도 이 같은 멤버들의 사랑에 뜨겁게 화답했다. 사흘간의 체조경기장 콘서트를 시야 제한석까지 전석 매진시킨 것. 2005년 이후 무려 18년 만에 재개된 공식 팬클럽 신규 회원 모집에는 체조경기장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큼의 머릿수(1만여 명 이상)가 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god는 "지금까지 해왔던 공연들보다 생각도 많았고 걱정도 많았다. 평소보다 긴장도 많이 했다. 항상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모습, 새로운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까 몇 달 동안 머리를 맞대고 짜낸다. 함께 시도하는 우리에게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저희가 아니라 여러분이 정말 대단하다. 여러분이 허락해 주신다면 정말 최선을 다해 매년 이렇게 만났으면 좋겠다. 오래오래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걸작이라는 건 그 작품의 작가가 만들 순 없다. 그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아껴 주고 사랑해 주고 인정해 주고 응원해 줘야 한다. 때도 묻고 색이 변할 만큼 굉장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근데 god라는 작품이 그런 것 같다. 25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분이 지금 우리 god가 걸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이렇게 콘서트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거다. 그래서 god는 여러분의 것이다. 앞으로도 god의 주인이니까 우리 잘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god 이름 앞에 놓인 25년은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무한한 변화와 성장 가능성을 품고 왕성하게 활동할 나이다. 이를 방증하듯 god는 따로 또 같이 본업에 충실하며 "이제는 헤어지지 말자", "할 수 있는 한 무슨 일이 있어도 그룹을 지키며 팬들 곁에 있겠다"던 '하늘색 약속'을 지키고 있다. 'god's MASTERPIECE' 공연 당시 "2024년은 god의 변곡점이 될 한 해"라고 자신한 god가 현재 진행형 아이돌이자 정상급 아티스트로서 또 어떤 역사를 써 내려갈지 주목된다.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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