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으로 영역 넓힌 경록절, “인디밴드들의 ‘로큰롤 파라다이스’ 만들고파”[SS인터뷰]
[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매년 돌아오는 생일이지만 이 남자의 생일은 뭔가 다르다. 크리스마스 이브, 핼로윈데이와 더불어 홍대 3대 명절 ‘경록절’의 주인공, 밴드 크라잉넛 베이시스트 한경록의 이야기다.
엔데믹을 맞았던 지난해 경록절이 ‘마포 르네상스’라는 타이틀로 판을 한껏 키워 닷새짜리 온오프라인 공연으로 열렸다면 올해 ‘경록절’은 영역을 확장했다. 마포구 홍대 일대에서 인천 파라다이스시티로 뻗어나갔다.
‘2024 로큰롤 파라다이스’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은 30일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진행되는 ‘2024 경록절 파라다이스콜링 뮤직페스타’를 시작으로 한경록의 생일 당일인 2월 11일과 12일 열리는 온라인 페스티벌 ‘2024 경록절 온라인’으로 이어진다. 13일에는 마포구 무신사 개러지에서 ‘2024 경록절X개러지첫돌 기획공연’이 열리고 14일에는 ‘2024 경록절 클래식’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2019년 파라다이스시티와 함께 하는 원데이 아트투어에서 도슨트 역할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처음 파라다이스시티를 방문했는데 언젠가 이곳에서 경록절을 열면 ‘꿈의 무대’가 되겠구나 생각했죠. 럭셔리한 공간이지만 예술품들이 자생적으로 들에 피어난 꽃처럼 전시된 모습이 로큰롤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인디밴드들과 뮤지션들이 이곳에서 공연하면 한편의 오브제가 되리라 확신했죠.”
지난해 7월 파라다이스시티 문화재단 쪽과 업무 차 만나 넌지시 의사를 전달할 때만 해도 꿈이 이뤄질 줄 몰랐다. 한경록은 “11월에 문화재단 측의 연락을 받고 정식 프레젠테이션 과정을 가졌다. 파라다이스시티 쪽도 새로운 기획이라고 생각했는지 재밌게 받아들여주셨다. 새로운 모험이 펼쳐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자신했다.
30일 오후 1시부터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에서 열리는 ‘2024 경록절 파라다이스콜링’에는 크라잉넛, 더베인, 신유미, 유발이, 리치맨과 그루브나이스의 공연이 펼쳐진다. 같은 날 오후 7시 1층 라이브 뮤직 라운지 바 ‘루빅’에서 크라잉넛과 노브레인, 크랙샷 등이 공연을 개최한다.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소더비 협업 ‘뱅크시·키스 해링展’ 등 대규모 문화예술 행사들이 열린 우아한 장소에서 ‘말 달리자’와 ‘밤이 깊었네’, ‘넌 내게 반했어’ 같은 1세대 인디밴드들의 록사운드가 울려 퍼지게 된다.
생일 당일인 11일과 12일, 크라잉넛 오피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송출되는 온라인 공연도 관심사다. 홍대 일대에서 활동하는 유수의 인디밴드들이 공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계획이다.
“제 진짜 목표는 인디뮤지션들과 관객들을 위한 축제를 여는 거예요. 뮤지션들에게 정당한 개런티를 지급하고 관객들에게는 무료로 열고 싶죠. 그러려면 돈을 엄청 많이 벌어야 하지만요. 하하. 제 의도를 아는 팀들이 초저예산으로 함께 해줘서 감사할 따름이죠. 더 많은 인디밴드들을 소개하고픈 마음에 온라인 공연을 개최하고 있어요. 경록절에 참여했다는 게 그 친구들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지속가능한 공연을 위해 13일에는 무신사 개러지에서 ‘2024 경록절X개러지첫돌 기획공연’을 유료로 개최한다. 14일에는 과거 지인들과 함께 했던 ‘2024 경록절 클래식’으로 진행된다. 17년 전 “내가 쏠게”라며 호탕하게 술값을 내고 홍대 통닭집에서 부어라 마셔라 했던 ‘원조 경록절’ 분위기를 재현한다. 매 년 홍대 인근 맥주 소비량을 갱신했던 바로 그 축제다.
가요계에서 알아주는 주당이지만 경록절 준비를 위해 금주 중이라는 한경록은 “그날만큼은 진탕 마실 것”이라며 “소속사 실장이 만취하면 쫓아낸다고 했다. 아마 제 모습을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쯤되면 다가오는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마포구의원이라도 출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려온다. 한경록은 “‘캡틴락’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니 음악으로 즐거움을 찾고 멋있게 살다 가고 싶다”고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는 “다만 홍대에서 자생적으로 큰 인디밴드들이 홍대의 문화산업을 키웠으니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경록절 준비 외에도 한경록은 다음 달 29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학전블루’에서 열리는 ‘학전어게인’ 공연에 크라잉넛과 함께 선다. 몸이 두개라도 바쁜 시기지만 학전이라는 공간의 소중함을 강조하기 위해 멤버 전원이 만장일치로 참석을 결정했다.
“공간이 주는 힘이 있어요. 저희도 과거 홍대의 드럭이라는 라이브 클럽에서 출발했잖아요. ‘학전’은 시대정신이자 문화를 담는 그릇이죠. 요즘 젊은 친구들이 그 공간의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면 저희가 주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생각해요.거대 자본이 투입된 공연장이 아니라, 우리 청년들이 만들어 소리를 내는 공간이라고, 이런 공간이 없다면 청년문화는 존재할 수 없었다는걸요. 우리도, 선배들도 한때 청년이었잖아요. 학전이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공간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죠.”
‘경록절’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한경록은 “항상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준비한다. 억지로, 의무감으로는 못하지만 아직까지 재밌고 보람차다. 지금까지 받은 사랑에 감사하며 보답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로큰롤이 음악의 골조거든요. 드럼, 베이스, 기타, 보컬 등 모든 음악의 기본이 로큰롤이에요. 한때 ‘록은 죽었다’는 말이 나왔지만 요즘 과거 록음악들이 사랑받고 중학생들도 ‘밤이 깊었네’와 ‘말 달리자’를 즐겨 듣는걸 보면 ‘록 윌 네버다이’라는 말을 실감해요. 록은 영원하니 홍대의 인디뮤지션들에게 ‘경록절’은 우리가 하나로 뭉치는 ‘인디밴드의 축제’라는 걸 확실히 하고 싶어요.”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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