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버지의 UAE, 타지키스탄 돌풍에 가로막혔다…승부차기 혈투 끝 亞컵 8강행 좌절 [아시안컵]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1.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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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아랍 에미리트(UAE)가 16강에서 아시안컵 여정을 마무리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UAE는 29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타지키스탄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3-5)에서 무릎을 꿇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4위 UAE는 C조 조별리그에서 홍콩(150위)을 3-1로 격파한 뒤 팔레스타인(99위)과 1-1로 비겼다. 이후 이들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이란(21위)에 1-2로 패했으나, 1승 1무 1패(승점 4점)를 기록, 2위로 16강에 나섰다.

UAE를 이끄는 벤투 감독. 사진(알라이얀 카타르)=AFPBBNews=News1
UAE 알가사니(20번)이 타지키스탄전에서 분전하고 있다. 사진(알라이얀 카타르)=AFPBBNews=News1
2015년 호주 대회 당시 3위, 2019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4위를 마크한 UAE는 내친 김에 더 높은 곳을 바라봤지만, 이번 패배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UAE의 사령탑 벤투 감독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지난 2018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점유율을 높이는 ‘빌드업 축구’를 고수한 끝에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에서 지난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2002, 2010, 2022) 한국의 16강 진출을 견인했다.

이어 잠시의 휴식기를 가진 벤투 감독은 2023년 7월 UAE의 감독으로 부임했고, 이번 아시안컵에 나섰다. 한국 사령탑을 맡고 있었던 2019 대회 당시 8강에서 카타르에 밀려 탈락했던 벤투 감독은 이번에 더 좋은 성적을 노렸지만, 아쉽게 16강에서 대회를 끝내게 됐다.

반면 이번이 아시안컵 첫 출전인 타지키스탄(FIFA 랭킹 106위)은 카타르에서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A조 조별리그에서 중국(73위)과 0-0 무승부를 거둔 후 개최국 카타르(58위)에 0-1로 패했으나, 레바논(107위)을 2-1로 꺾고 1승 1무 1패(승점 4점)를 작성하며 A조 2위로 토너먼트에 나섰다. 이후 기세가 오른 이들은 UAE마저 격침시키며 8강에 나서게 됐다. 타지키스탄은 이라크-요르단 승자와 4강행 티켓을 놓고 맞붙게 된다.

UAE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카이우 카네두 코헤아가 공격을 책임졌으며, 야히아 알리 알가사니-타눈 함단 알자비-파비우 데 리마가 뒤에서 지원했다. 압달라 라마단-야히아 나데르가 공·수를 조율했고, 바데르 나세르-칼리드 모하메드 알하슈미-칼리파 무바라크 알함마디-자예드 술탄이 수비진을 꾸렸다. 골키퍼 장갑은 할리드 에이사가 꼈다.

타지키스탄은 4-2-2-2 전형으로 맞섰다. 샤롬 사미에프-알리셰르 잘릴로프가 최전방에 위치했으며 에손 판샨베-셰르보니 마바트쇼에프가 뒤를 받쳤다. 중원엔 알리셰르 슈쿠로프-파르비존 우마르바예프가 포진했으며, 마누체흐르 사파로프-바흐다트 하나노프-조이르 주라보에프-아크탐 나자로프가 백4를 구성했다. 골문은 루스탐 야티모프 골키퍼가 지켰다.

경기 초반 팽팽한 탐색전이 벌어진 가운데 UAE에 악재가 닥쳤다. 볼 경합 과정에서 라마단이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대신 전반 15분 압둘라 하마드 알멘할리가 투입됐다.

서서히 주도권을 가져가던 타지키스탄은 전반 17분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마바트쇼에프가 침투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이했다. 헛발질을 한 에이사 골키퍼의 실책도 나왔지만, 볼은 살짝 빗나갔다. 전반 20분에는 잘릴로프가 다시 한 번 1대1 찬스를 만들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그러나 타지키스탄은 세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30분 페널티 박스 안 오른쪽에서 주라보에프가 올려준 크로스를 하나노프가 머리로 방향만 바꿔놨다. 볼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일격을 당한 UAE는 공격의 고삐를 더욱 조였다. 전반 37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낮은 크로스를 술탄이 오른발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야티모프 골키퍼를 넘지 못했다. 전반 43분에는 왼 측면을 돌파한 알가사니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야티모프 골키퍼에게 막혔다.

UAE의 공세는 계속됐다. 전반 44분 알가사니가 페널티 아크에서 상대 파울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직접 나선 알가사니는 감아찼지만, 공은 벽을 맞고 나왔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데 리마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상대 수비수를 맞고 나갔다. 타지키스탄이 1-0으로 앞선 채 전반이 마무리됐다.

만회골이 절실한 UAE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알하슈미를 빼고 압둘라 이드리스를 출격시키며 공격력을 보강했다. 후반 3분에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카네두 코헤아가 돌아서는 과정 중 주라보에프의 거센 수비에 걸려 넘어졌지만, 주심은 파울을 불지 않았다.

타지키스탄도 보고만 있지 않았다. 후반 10분 역습 과정 중 판샨베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날카롭게 감아찼지만, 에이사 골키퍼가 막아냈다. 후반 12분에는 전진 패스를 받은 잘릴로프가 1대1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에이사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이후 타지키스탄은 후반 14분에도 역습 상황에서 잘릴로프가 에이사 골키퍼와 마주했으나 추가골을 넣는데 실패했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UAE는 직후 술탄, 알멘할리를 대신해 알리 살레, 할리드 에브라힘 알단하니를 내보냈다.

타지키스탄은 후반 25분에도 땅을 쳤다. 오른쪽 측면에서 사미예프가 내준 낮은 크로스를 잘릴로프가 슈팅까지 가져갔지만 볼은 이번에도 골문을 외면했다. 직후 타지키스탄은 두 선수를 빼고 루스탐 소이로프, 누리딘 캄로클로프를 출전시켰다. 이에 UAE에서도 나데르를 대신해 마제드 알메르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점차 다급해진 UAE는 후반 45분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공격 과정 중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 손에 공이 걸렸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을 진행했지만,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어진 상황에서는 알가사니가 페널티 아크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하지만 UAE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살레는 날카롭게 올려줬고, 이를 알함마디가 헤더로 방향을 바꿔놨다. 볼은 절묘한 포물선을 그리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렇게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다.

UAE 선수들이 동점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알라이얀 카타르)=AFPBBNews=News1
타지키스탄 야티모프 골키퍼가 승부차기에서 선방을 하고 있다. 사진(알라이얀 카타르)=AFPBBNews=News1
양 팀 모두 연장 내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가운데 승부차기 들어 승리의 여신은 타지키스탄에 미소지었다. 먼저 타지키스탄 첫 번째 키커 나자노프는 왼쪽으로 향하는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에 UAE 이드리스도 왼쪽 밑으로 향하는 왼발 슛으로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응수했다.

이어 타지키스탄 두 번째 키커 하노노프는 오른쪽 구석으로 낮게 향하는 슈팅으로 차분히 성공시켰다. 이때 UAE 키커 카이우 카네두의 슈팅이 야티모프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타지키스탄은 승기를 잡게 됐다.

이후 기세가 오른 타지키스탄의 나머지 키커들은 모두 실수없이 성공시켰다. UAE도 잔여 키커들이 모두 골문을 열었으나, 타지키스탄 마지막 키커 슈크로프의 슈팅을 에이사 골키퍼가 막지 못했다. 결국 UAE는 대회를 16강에서 마무리하게 됐다.

벤투 감독의 UAE는 아쉽게 8강행이 좌절됐다. 사진(알라이얀 카타르)AFPBBNews=News1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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