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조성경 과기차관 논란 왜 커졌나

김인한 기자 2024. 1. 29.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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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을 향한 학계의 비판이 거세다.

지난 15일부터 사흘 간 한국대학교수협의회(한교협) 등이 제기한 의혹만 7~8건에 달했다.

현 정부 첫 과기비서관 및 과기정통부 1차관으로서 대통령실과 과학계 간 핵심 소통 창구였다.

조 차관은 취임 후 7개월간 과기정통부 출입기자단과 취임 다음 날 10분, 청사 이전 현판식 때 만난 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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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주장, 더 해명할 의혹 뒤섞여…조 차관 "R&D 혁신 저항" 규정
최고위 과학기술 관료 걸맞은 '소통' 행보 기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월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주항공청설치법’ 통과에 눈물을 흘리는 조성경 제1차관을 위로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을 향한 학계의 비판이 거세다. 지난 15일부터 사흘 간 한국대학교수협의회(한교협) 등이 제기한 의혹만 7~8건에 달했다. 조 차관 입장에선 '눈 떠보니 역적'이 됐다고 느껴질 법도 하다. 18일 입장문에선 "억지" "처절" "모욕" 등 격정적 발언을 쏟아냈다.

몇몇 비판은 반박했다. 사교육 업체 주식은 민간인 시절 매입한 것으로,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 취임 직후 처분했다고 밝혔다. 2005년 명지대 교수 임용 시 '관료와의 친분'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은 처음부터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한 '주장'에 가까웠다. 다만 해명이 부족한 사안도 여럿이다. 음식값과 인원이 맞지 않는 업무추진비 사용 보고에는 "사적으로 쓰지 않았다"는 호소, 학술지 논문과 박사 학위 논문이 유사하다는 '자기 표절' 비판에는 "망신주기식 의혹"이라며 경고로 일관했다.

특히 일련의 공세를 "R&D(연구개발) 혁신에 대한 정책적 저항"으로 규정했다. 또 '조 차관이 R&D 예산 삭감에 앞장섰다'는 학계의 인식에 는 "억지다, 전혀 관여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도 않은 일 때문에 과학기술계 '반(反) 혁신세력'의 타깃이 됐다는 억울함마저 엿보인다.

그러나 조 차관은 줄곧 과학기술 정책의 최일선에 있었다. 현 정부 첫 과기비서관 및 과기정통부 1차관으로서 대통령실과 과학계 간 핵심 소통 창구였다. 또 부처 장관이 "R&D 예산과 카르텔은 관련 없다"는데도 굳이 "R&D 카르텔의 8가지 유형"을 언급, 연구현장에 상처를 줬다.

그의 의심대로 정책적 저항이 있다면, 과학기술 주무 차관으로서 "관여 안 했다"고 회피할 것이 아니라 정책의 당위성을 끝까지 설득해야 한다. 더욱이 공격의 저의가 무엇이든 간에 해소되지 않은 의혹에 답변할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법인카드 및 자기 표절 논란에 해명 또는 사과, 그 어느 쪽이든 추가 입장이 필요하다.

진일보한 소통 노력도 당부드린다. 조 차관은 취임 후 7개월간 과기정통부 출입기자단과 취임 다음 날 10분, 청사 이전 현판식 때 만난 게 전부다. 장관 주재 송년 기자간담회도 3명 차관 중 홀로 불참했다. 진심을 전하려면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하고,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아올릴 수 없다.

김인한 머니투데이 과학기자.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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