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은 내부인이 맡아야

최유빈 기자 2024. 1. 29.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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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외부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후보로 내부(6명)보다 외부(12명) 인사가 두배 많은 롱리스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부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포스코그룹이 자초한 일이다.

문제가 불거진 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합당한 처벌이 내려져야 하는 것은 물론 차기 CEO 선임 절차도 더욱 투명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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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포스코홀딩스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외부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후보로 내부(6명)보다 외부(12명) 인사가 두배 많은 롱리스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현재의 포스코그룹은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포스코그룹이 최근 2차전지 소재사업 등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회사의 뿌리는 철강이다. 철강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확보해야 신사업 등에도 투자할 수 있다.

철강업계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지상 과제를 안고 있다. 글로벌 철강사들은 정부로부터 조 단위에 달하는 탈 탄소 기술 연구, 설비 투자 등을 지원받고 있으나 국내 철강사들은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 탈 탄소 기술을 선점하는 국가가 모든 철강 기술을 선도할 수밖에 없는 만큼 철강사업에 꾸준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최고 경영자로 철강을 잘 아는 인사를 맡기는 것이 유리하다.

회사 내부에서는 철강을 잘 모르는 외부 인사가 선임돼 회사의 본원 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의 쌀인 철이 경쟁력을 잃으면 대한민국 경제 전체에 타격을 줄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외부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포스코그룹이 자초한 일이다. 최근 후추위 위원들의 도덕성 논란이 도마에 오르면서 외부에서 CEO를 영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생성되고 있다. 사외이사로 구성된 후추위 인사들이 전세기를 타고 해외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해 고가의 만찬과 호화 관광을 즐겼다는 의혹이다.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후추위 위원 7명 전원은 캐나다 이사회 의혹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또는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포스코그룹은 이를 바로잡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문제가 불거진 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합당한 처벌이 내려져야 하는 것은 물론 차기 CEO 선임 절차도 더욱 투명해져야 한다. 그동안 소수의 사외이사가 비공개로 후보를 선택하면서 '밀실 담합'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CEO 선임 절차를 확립해야 한다. 절차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CEO 선임이 전면 백지화되는 사고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CEO 선출이 늦어지면 경영 공백으로 인한 피해는 회사와 주주가 입는다. 글로벌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그룹이 주는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현재 철강과 2차전지 소재 등 각종 사업에서 활발하게 투자가 진행 중인데 의사결정이 지연되면 사업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여러 인사가 거론되면서 이곳저곳에 줄을 대려는 사람도 생기기 마련이다.

포스코그룹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은 결국 '철강'이다. 제철보국을 염원하던 박태준 명예회장으로부터 시작된 기적의 역사가 이어지길 바란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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