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무림, 혹한기 제지업계 돌파구 찾기 고심
무림P&P, 영업익 67% 급감 추정
판가↑, 총선호재, 친환경종이 개발로 승부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한솔제지(213500)와 무림P&P(009580) 등 국내 주요 제지회사가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 영업이익이 반토막 넘게 급감했거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서다. 경기 둔화로 종이 수요가 줄어든 데다 원자재(펄프)가격이 상승한 여파로 풀이된다. 업계는 올해 가격 인상 효과와 총선 호재, 친환경 종이 개발 등을 지렛대로 실적 개선의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무림P&P 사업부문은 제지(3분기 매출 기준 75%)와 펄프(25%)로 구성됐다. 인쇄출판물에 사용하는 인쇄용지 등 제지부문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디지털 전환과 경기 둔화로 전반적인 인쇄용지 수요는 줄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로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0.7%)이후 3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종이의 원재료인 펄프를 생산하는 펄프 부문은 펄프 가격이 5월(565달러/t)을 저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해 4분기에야 t당 748달러로 올라 손익분기점을 넘어섰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반적인 업황 악화 속에 한솔제지도 최근 지난해 부진한 실적은 잠정 공시했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72억4351만원으로 직전해보다 63.7% 줄었다. 매출액은 2조1941억255만원으로 10.7% 감소했다. 한솔제지 사업부문은 크게 제지(93%)와 환경관리(7%)다. 제지는 화장품과 약 상자 등에 쓰는 산업용지(백판지, 25%)와 인쇄용지·특수지(백상지, 아트지. 67%)등으로 구성된다. 한솔제지 입장에선 펄프 가격 인상이 비용 상승 요인이다. 여기에 2022년 말 폭설에 따른 장항공장 지붕 붕괴 사고로 상반기 일부 생산라인이 중단된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제지업계는 올해 종이 판매가격 인상 효과를 기대한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12월부터 기존 할인율 축소를 통해 인쇄용지 가격을 8% 인상했다. 무림P&P 등도 같은 시점 인쇄용지 가격을 7% 올렸다. 여기에 4월 국내 총선 및 세계 각국 선거는 제지업계 입장에서는 호재다. 투표용지와 선거벽보, 선거 홍보물 등은 종이 수요를 촉진하는 요소다.
환율도 제지업계에는 중요 요소다. 한솔제지(50%)와 무림P&P(46%)는 수출 비중이 절반에 달해 원화 약세가 유리하다.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강달러 현상은 지속되기 어려울 전망이나 연초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하반기 1290원대 아래에서 최근 1335원 선으로 다시 올라왔다.
이와 함께 제지업계는 친환경 종이 사업에서도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다. 무림P&P는 최근 자원 업사이클링 기업 ‘나누’와 협약을 맺고 친환경성 용기인 펄프몰드 ‘moohae(무해)’에 국내 최초로 친환경 코팅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무림P&P 관계자는 “플라스틱 대체재로 기존 펄프몰드 내구성과 내열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내 유일 펄프 생산 경쟁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소재 신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무해는 일반 종이보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재활용이 가능해 치킨박스, 호텔 비품 포장용기 등에 사용된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미국 등 고수익시장 판매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감열지(영수증, 티켓, 복권용지) 제품 다변화를 모색해 친환경 종합 라벨 제지사로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며 “올 초 패키징 제조 기술인 ‘수분 및 가스 차단성 종이제조 기술’에 대해 ‘녹색기술인증’을 확보했는데 이를 토대로 산업부문 및 업체와의 협업을 추진해 시장 확대를 모색하겠다”고 했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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