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왜 자꾸 금리인하를 말할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연초 시중금리가 반등 중이다.
최근 금리 상승의 원인이 경제 지표의 여건 때문이었다면 과연 지난 연말에 금리가 하락한 원인은 무엇일까? 지금도 그 당시에도 미국의 경제 지표들은 좋았는데 금리의 움직임은 왜 다를까.
그런데 논의의 관점을 경제 지표가 아닌 금리의 절대 수준으로 돌릴 때 해당 논의는 전혀 다른 결론으로 바뀔 수 있다.
이런 정상화 관점에서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공개된 점도표(dot plot)를 통해 강화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초 시중금리가 반등 중이다. 지난해 연말 가파르게 하락하며 모든 자산시장의 랠리를 주도했던 흐름과 비교할 때 적잖은 변화다. 최근 금리가 상승한 원인은 무엇일까? 미국 경제 지표들이 꾸준히 긍정적인 동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얼마 전 집계된 소비, 고용 지표 등은 일제히 예상치를 상회하며 아직 탄탄한 미국 경제의 여건을 확인하고 있다.
최근 금리 상승의 원인이 경제 지표의 여건 때문이었다면 과연 지난 연말에 금리가 하락한 원인은 무엇일까? 지금도 그 당시에도 미국의 경제 지표들은 좋았는데 금리의 움직임은 왜 다를까. 금리가 지표 동향만으로 움직인다고 가정한다면, 둘 중 한 시기에서는 경기 여건이 금리에 반영되는 과정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지난 연말부터 형성됐던 정책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 살펴보자. 앞서 경제 지표에 대한 접근과 동일한 기준에서 볼 때 인하 기대는 그 자체로 잘못 형성된 내러티브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도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 전망은 꽤 높은 확률로 가능성이 유지되고 있다. 최근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여전히 50% 전후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이미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정책금리 동결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실질적으로 가장 가까운 전망의 시계를 반영하는 3월의 정책금리 전망이 아직도 상당한 확률로 인하 기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적어도 일부 제한적인 시장 참가자들 사이의 막연한 희망 사항 정도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당시 가파르게 상승하던 국채 금리로 인해 금융여건이 이전보다 긴축적이라며 정책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했고, 12월에는 파월 연준 의장이 직접 인상 사이클의 중단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이러한 통화당국의 행보는 어디까지나 정책금리 인상의 중단이지 인하까지는 결코 아니었다. 최근에도 연준 관계자들이 당장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을 보면 현재 시장에서 형성된 인하 논의는 중앙은행의 입장에서도 매우 불편해 보인다.
반면 채권시장의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세몰이는 지속되고 있다. 이쯤 되면 채권시장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너무나 맹목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논의의 관점을 경제 지표가 아닌 금리의 절대 수준으로 돌릴 때 해당 논의는 전혀 다른 결론으로 바뀔 수 있다. 지금 금리는 정상 수준과 비교할 때 너무 높아 이를 시정하는 금리 조절이 필요한데, 그 조절이 바로 정책금리 인하라는 것이다. 엄밀히 보면 너무 높은 금리를 낮추겠다는 측면에서의 ‘정상화(normalization) 관점’ 접근이다.
이런 정상화 관점에서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공개된 점도표(dot plot)를 통해 강화됐을 가능성이 크다. 점도표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 수준은 적어도 2026년까지의 전망에 견줘 볼 때 가장 높은 수준에 있다. 올릴 만큼 올렸으니 내릴 일만 남았다는 기대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또한 중립금리로 추정되는 2.5%대와도 상당한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일희일비하는 경제 지표에 대한 반영을 넘어서는 너무나 강력하고 탄탄한 금리 낮추기 논리인 셈이다.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채권 애널리스트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단독] 류희림 방심위 제재 93%가 정권 비판보도 ‘찍어내기’
- 낙인·폭력의 벽에 균열 낸 ‘미투’, 서지현 “무너졌지만, 기적이었다”
- 배현진 습격범, 이태원·경복궁 낙서범·이재명 법원 출석 찾아갔었다
- 야권 위원 쫓아낸 방심위, ‘바이든-날리면’ 심의 강행
- 사법농단 일부 인정했지만…양승태 아닌 참모들 책임만 물은 법원
- 영국 가디언 “김건희 디올백 스캔들”…BBC “국가 리더십 흔들”
- 이재명 45% 한동훈 42%…차기 대선 양자 가상대결 접전
- 북, 잠수함 기지 있는 신포서 순항미사일 쐈다
- 비행기 비상문 연 남성에 “생명의 은인”…승객들 왜 옹호했나
- [인터뷰] 내가 ‘입틀막 강제퇴장’ 당할 때 진짜 하려던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