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과 다르네… 벤투, 물병 걷어찬 사연은[스한 스틸컷]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UAE 감독이 16강전에선 후반 추가시간 물병을 걷어찼다. 극적인 동점골을 얻은 뒤 보여준 골 세리머니였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UAE 대표팀은 29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시 카타르 알 라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타지키스탄과의 맞대결에서 연장전까지 1–1로 맞섰지만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했다. 이로써 UAE는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초 이날 경기는 FIFA랭킹 64위 UAE가 FIFA랭킹 105위 타지키스탄에게 우세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서로 후방 빌드업에 치중하며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쳤다.

UAE는 전반 중반을 지나면서 타지키스탄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벤투 감독의 전매특허인 후방 빌드업 축구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다. 결국 전반 30분 바흐다트 하노노프가 헤더 선취골을 허용했다.

UAE는 이후 후반 막판까지 줄기차게 타지키스탄의 수비진을 두드렸다. 하지만 쉽게 골문이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 전방 압박에 고전하며 여러차례 위기를 내줬다. 골키퍼의 선방으로 겨우 위기를 벗어나고 있었다.

어느새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에 돌입했다. UAE의 패색이 짙어진 순간이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5분 세트피스에서 칼리파 알함마디가 알리 살레흐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백헤딩으로 연결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벤투 감독은 코치진과 포옹을 나누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물병을 걷어차며 격한 세리머니를 보였다. 경기 내내 타지키스탄에게 끌려가며 굳어졌던 표정과 감정을 풀어내는 세리머니였다. 비록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지만 벤투 감독의 물병 세리머니만큼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로 남게 됐다.

특히 벤투 감독의 세리머니는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의 리액션과도 비교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동점골을 허용하고도 웃는 얼굴을 보여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반면 클린스만 감독의 전임자 벤투 감독은 타지키스탄에게 리드를 내주자 경기 내내 굳은 표정을 지었다. 동점골을 뽑아내고는 화끈한 물병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늘 미소를 발사하는 클린스만 감독과는 완벽히 다른 반응을 보여준 벤투 감독이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