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무공훈장 1호, 74년만에 맥아더 품으로
“실물은 못 받았다” 시민이 제보
국방부, 뒤늦게 제작해 美측 전달
6·25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을 이끈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우리나라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의 1호 수훈자였다. 그런데 이 훈장의 실물이 74년 만에 맥아더 장군 측에 전달됐다. 국방부는 지난 26일(현지 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Norfolk)시에 있는 맥아더 기념관에서 태극무공훈장 전달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훈장 전달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사연은 이렇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0년 9월 29일 서울 수복을 기념하는 ‘수도 환도식’에서 맥아더 장군에게 대한민국 일등무공훈장(현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했다. 하지만 실제 훈장을 주지는 못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무공훈장이 제작되기 전이라 맥아더 장군에게 훈장 증서(서류)와 대체 훈장(건국공로훈장)을 주고, 향후 무공훈장 실물이 제작되면 전달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무공훈장령’을 1950년 10월 제정한 이후 이듬해인 1951년 5월부터 무공훈장 실물을 제작해왔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맥아더 장군에게 현재까지 실물 훈장이 전달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 같은 사실을 시민 제보를 통해 파악하고 이번에 전달하게 됐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주미 국방무관 이경구 소장이 우리 정부를 대표해 케네스 알렉산더 노퍽 시장에게 훈장을 전달했다. 알렉산더 시장은 맥아더 장군 재단과 맥아더 기념관을 대표해 훈장을 받았다.
맥아더 장군의 외아들인 아서 맥아더 4세(84)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뜻깊은 행사에 참석이 어려워 아쉽다”며 “이 훈장은 ‘선친의 유산에 대한 증표’로서 대한민국 국민과 맥아더 장군을 영원히 결속시킬 것”이라고 서한을 통해 국방부에 알렸다.
이날 행사가 개최된 ‘맥아더 기념관’은 맥아더 장군과 부인 진 맥아더 여사가 함께 안장돼 있다. 훈장이 전달된 1월 26일은 맥아더 장군이 태어난 날이자, 맥아더 기념관 설립 6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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