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임영웅 콘서트 반만이라도”
“K팝도 제발 임영웅 콘서트 반만 따라가라.”
최근 경기 고양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전국 순회 공연을 매듭지은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를 두고 K팝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나온 반응이다. 그간 K팝 콘서트는 입장 때마다 보안 검색이나 긴 대기 시간 때문에 많은 팬이 불편을 겪었고 불만도 많았다. 하지만 주최 측은 그 정도 불편은 당연히 참아야 한다는 식의 태도로 개선 노력을 좀처럼 보여주지 않았다.
예매 시작하자마자 전석 매진되기로 유명한 임영웅 콘서트 티켓을 최근 운 좋게도 사서 직관한 적이 있다. 공연장 앞마당부터 달랐다. 콘서트 기념품을 파는 ‘머천다이즈(MD) 부스’의 규모가 엄청나게 컸다. 영국 런던 웸블리 스터디움에서 열린 콜드플레이의 콘서트도 가 봤지만, 임영웅 공연장은 그곳 MD 부스의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부스를 크게 꾸민 건 상품을 많이 팔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협소한 MD 부스는 공연장 대기 시간을 늘리는 주요 원인이다. 임영웅 콘서트에는 부모를 모시고 온 자녀도 많은데, 이들을 위한 대기 공간까지 쾌적하게 마련돼 있었다. K팝 아이돌 콘서트에선 10대 팬들과 함께 온 부모 대기 공간을 만들어 놓은 경우를 본 적이 없다.
팬 서비스 차원에서 임영웅은 이미 K팝 아이돌을 훨씬 앞서 있다. 무료로 하늘색 방석을 의자에 깔아두는 것만이 아니다. 안전 요원을 2배 이상 배치하고, 팬들이 안전하게 콘서트를 볼 수 있도록 미리 조치한다. 어르신 팬이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기라도 하면 어느새 달려와 부축하며 안내한다. K팝 아이돌 콘서트에선 10대 팬들이 안전 요원들에게 거칠게 통제받기 일쑤였다.
요즘 외국 팬들은 한국의 가요 차트를 매일 본다. 해외의 한국 음악 팬 일부는 임영웅 연구에도 들어갔다. 실제로 임영웅 콘서트를 여러 번 봤다는 스페인 팬을 만나기도 했다. 임영웅 콘서트에서 좋은 기억을 갖게 된 해외 팬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그의 노래를 전파할수록 한국 음악의 영역 또한 확장될 것이다. 임영웅은 “더 큰 우주가 되겠습니다”라며 오는 5월 서울월드컵경기장 공연을 예고했다. 그의 영웅 서사가 얼마나 더 크기를 키워갈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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