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97] 전쟁, 기업 그리고 돈
록히드 마틴이나 보잉 같은 군수산업체들만이 전쟁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어내는 것은 아니다. 전쟁과는 별 상관없을 것 같은 스팸이나 코카콜라, 네스카페 같은 식음료 사업들도 세계대전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비약적인 성장을 일구었다.
1970년대에 일본 전범 기업들을 연속적으로 폭파했던 급진 무장투쟁 단체 ‘동아시아 반일 무장전선’의 조직원으로 지난 49년 동안 검거망을 피해 살았던 용의자가 일흔의 나이에 자수했다. 기리시마 사토시라고 본명을 밝힌 이 노인은 말기 암 상태로 입원하면서 자신을 밝혔고 일본 경찰은 DNA 감정을 통해 정확한 신원을 조사 중이라고 한다. 이 사람은 공소시효가 정지되어 폭파범으로 확인된다면 법정에 서야 한다.
이 투쟁 단체는 1974년부터 다음 해까지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대표적인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 중공업 본사와 미쓰이 물산, 전범 기업에 한국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던 ‘한국산업경제연구소’ 등을 파괴했다. 도쿄 한복판에 있었던 미쓰비시 중공업 본사 빌딩 폭파 때는 8명이 사망하고 16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젊은 지식인으로 구성되었던 이 단체는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식민 지배로 성장한 대기업들이 저지른 과오의 무반성과 무책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로그레시브 록의 대명사인 핑크 플로이드는 1987년 앨범에 수록된 이 노래에서 전쟁의 진정한 배후인 기업들의 정교한 야만과 탐욕을 비판한다. “어마어마한 돈을 위해 우리는 거짓말하고 기만하리라/우리의 주인마저 우리가 엮어낸 이 그물을 알 수 없어(For hard cash we will lie and deceive/Even our masters don’t know the webs we weave).”
이들의 생각에 따르면 전쟁은 정의를 실현하는 경기장이 아니고 과학기술의 도약을 이끌어 오는 실험장도 아니다. 오로지 돈이다. “저들은 얻고 그대는 바치겠지/저들의 존속을 위해 당신은 목숨을 내놓아야 될 거야(They will take and you give/And you must die so that they may live).” 이 통찰의 언어는 깊고 묵직하게 가슴속으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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