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맥못추는 전기차, ‘히트펌프’가 해결사”
전기차 주행거리 겨울엔 20% 줄어… 美 한파때 배터리 바닥, 폐차장 방불
‘히트펌프’, 주행거리 보존 핵심기술… “현대차 히트펌프 영하 20도서 작동”
히트펌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율주행 등을 제쳐놓고 전동화 시기 가장 중요한 기술로 손꼽은 기술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히트펌프 적용 유무와 품질이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결정에 영향을 주는 주요 판단 기준으로 올라섰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 “추위를 극복하라” 열에너지 연구 조명
전기차의 ‘힘겨운 겨울나기’는 이상 기후로 영하 20도 미만의 ‘북극 한파’가 세계 곳곳을 강타하면서 대두된 자동차업계 화두 중의 하나다. 이달 들어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미국 전역에서 배터리가 바닥 난 전기차가 충전소로 몰려들어 거대한 폐차장을 방불케 하는 진풍경을 보도했다.
열에너지 전문가들은 통상 기온이 10도 떨어질 때마다 전기차 충전 속도는 20% 이상 느려지고, 주행가능거리는 10% 정도 떨어진다고 본다. 이는 배터리 효율과 전비(kWh당 주행거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열에너지시스템이 전기차 연구개발(R&D) 분야의 신(新)조류로 조명받는 배경이 됐다. 2021년 머스크 CEO가 당시 자사의 최신 차량인 ‘모델Y’의 가장 중요한 부품으로 ‘히트펌프’를 꼽았을 정도다.
열에너지시스템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28일 캐나다 리서치 업체 이머진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29억6000만 달러(약 3조9605억 원)였던 전기차 열에너지시스템 시장 규모는 2032년 250억4400만 달러로 74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기 연평균 성장률은 24%에 달한다. 현대위아가 이 시장의 ‘터줏대감’인 일본 덴소, 한국 한온시스템에 한참이나 뒤처졌는데도 지난해 7월 현대차그룹 의왕연구소에 열관리 시험동을 준공하며 관련 사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 열에너지 내부 역량 강화 나선 현대차·기아
가장 주력하는 분야 중 하나가 히트펌프다. 히트펌프는 2014년 4월에 출시된 기아 쏘울 EV부터, 승온 히터에 기반한 배터리 히팅 시스템은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 출시된 2018년 4월부터 적용됐다. 이와 함께 배터리 온도를 높여 혹한기 충전 속도를 높이는 승온 히터 또한 현대차·기아가 공력을 쏟는 분야다.
특히 히트펌프는 전기차 차주들 사이에서 ‘천적’인 추위를 극복하는 해결사로 불릴 정도다. 히트펌프는 각 사의 기술마다 작동하는 최저 온도가 달라지는 만큼, 얼마나 낮은 온도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지가 기술력의 척도로 꼽힌다. 김재연 열에너지시스템 리서치랩 연구위원은 “기술의 격차는 폐열 수집과 냉매 흐름 증대, 시스템 효율성 등에서 발생한다”며 “지금 현대차·기아 전기차에 들어간 히트펌프는 영하 20도에서도 작동한다”고 말했다.
냉매의 핵심 재료인 과불화화합물(PFAS)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이르면 2027년부터 사용을 금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인 만큼 새로운 냉매 재료를 찾는 것도 숙제다. 기존 수소불화올레핀(HFO) 계열을 이산화탄소(CO₂)와 같은 PFAS 규제에서 자유로운 냉매로 대체해야 한다. 김 연구위원은 “규제 법안이 적용되는 시점에는 바뀐 냉매에 적합한 열에너지시스템 개발을 완료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두고 있다”고 했다.
화성=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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