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 거는 반골 기질이 비효율 걷어낼수 있다”
“기존 시스템에 시비를 거는 반골 기질이 저를 여기까지 이끈 것 같습니다. 문제를 인식하고 트집을 잡아야 비효율을 걷어낼 수 있거든요.”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일본 여행 필수품’으로 꼽히는 외화 선불식 충전카드 ‘트래블페이 카드’를 만든 김형우(39) 트래블월렛 대표에게 지난 25일 ‘혁신’의 비결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누적 이용자 400만명, 작년 결제액 2조1164억원. 업력 7년 차에 직원 78명을 둔 핀테크 스타트업이 작년 11월엔 쟁쟁한 은행과 카드사들을 제치고 개인 해외 결제액 기준 1위를 차지했다.
“왜 이렇게 비효율적이지?” “비용 분석이 잘못됐는데…” 자산운용사에서 외환 운용 전문가로 일하던 시절, 이런 질문이 늘 그를 괴롭혔다. 2017년 창업의 길로 들어선 이유다. 외환·결제 시장에서 비효율을 걷어내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내놓은 게 트래블페이 카드다.
트래블페이 카드를 발급받으면 트래블월렛 앱을 통해 45개 통화를 실시간으로 환전해 충전할 수 있다. 그 돈으로 해외에서 카드를 긁고, 필요하면 ATM에서 인출도 가능하다. 달러·유로·엔화는 환전 수수료가 무료고, 카드 결제 수수료는 0%다. 기술 개발을 통한 업무 자동화로 해외 결제에 드는 비용을 극단적으로 낮췄다. 김 대표는 “낮은 수수료뿐 아니라 환율을 결정할 수 있는 주도권을 고객에게 준 점이 주효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5월부터는 GS25 점포 2000여 곳에 깔린 디지털 키오스크를 활용해 트래블페이 카드를 즉시 발급하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매달 카드 40만장을 발급하고 배송하는 데만 15억원이 드는데, 그 비용을 40%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 대표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보다 기업에 100% 클라우드 기반의 지불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 비중을 더 높여가는 게 목표다. 김 대표는 “아마존은 이커머스가 아닌 AWS라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부분의 이익을 낸다”며 “트래블월렛도 내년부터 B2B 매출이 B2C 매출을 넘을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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