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래미안이 포스코에 밀렸다... 재개발도 ‘이름값’보다 ‘가성비’

신수지 기자 2024. 1. 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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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부산 촉진2-1 수주

올해 지방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던 부산 촉진2-1구역의 재개발 사업 시공사는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가 차지했다. 경쟁사는 1위 업체 삼성물산이었다. 업계에선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래미안’ 브랜드를 가진 삼성물산 우세를 점쳤지만, 저렴한 공사비를 앞세운 포스코이앤씨가 조합원의 선택을 받았다. 과거에는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서 래미안, 자이, 힐스테이트 등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건설사가 공사비를 더 비싸게 써내도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사비 급등으로 조합원들이 추가로 내야 할 분담금이 늘자 브랜드보다는 공사비를 시공사 선정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 조합이 늘고 있다.

28일 포스코이앤씨에 따르면, 전날 열린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투표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참석 조합원 297명 중 171표(57.5%)를 받아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부산진구 범전동 일대 13만6727㎡ 부지에 지하 5층~지상 69층 규모 아파트 1902가구와 오피스텔 99실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사업비가 1조3000억원에 달해 올해 지방 재개발 최대 규모다.

조합원들이 포스코이앤씨의 손을 들어준 결정적 이유로는 낮은 공사비가 꼽힌다. 삼성물산은 3.3㎡(1평)당 969만원을 제시한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891만원으로 78만원 낮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촉진2-1구역은 앞서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가 공사비 갈등 끝에 취소한 전례가 있어 조합원들이 저렴한 공사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촉진2-1구역에 부산 최초로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적용하고,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인 해운대 ‘엘시티’를 시공한 경험도 조합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달 경기 안산 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도 3.3㎡당 공사비 578만원을 써낸 포스코이앤씨가 대우건설(612만원)을 누르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전에는 공사비보다는 브랜드 선호가 우세했다. 2022년 서울 은평구 ‘불광5구역’은 총공사비가 106억원 더 비쌌던 GS건설(자이)이, 2021년 경기 안산시 ‘고잔연립3구역’도 평당 공사비가 13만9000원 더 높았던 현대건설(힐스테이트)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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