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외팔이 경제학자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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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늘 희망과 우려가 교차하면서 예상과 예측이 난무한다.
경제성장률, 금리, 환율, 물가, 주가, 부동산에 날씨까지 미래의 모든 것이 궁금하고 그래서 예상 또는 예측을 한다.
예상(expectation)은 '미리 생각해 두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을 믿는 것'에 가깝지만 예측(predication)은 '지식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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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늘 희망과 우려가 교차하면서 예상과 예측이 난무한다. 경제성장률, 금리, 환율, 물가, 주가, 부동산에 날씨까지 미래의 모든 것이 궁금하고 그래서 예상 또는 예측을 한다. 사실 엄밀히 보면 예상(豫想)과 예측(豫測)은 의미가 조금 다르다. 예상(expectation)은 '미리 생각해 두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을 믿는 것'에 가깝지만 예측(predication)은 '지식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상보다 예측이 좀 더 과학적인 접근이다. 그런데 많은 경우 예상이나 예측이 틀리거나 빗나간다. 오죽했으면 '예측에 있어서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 예측이 틀릴 것이라는 것'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에는 미래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점쟁이, 점성술사, 예언가를 찾는다. 그리고 그 예언가의 말이 본인의 상황과 딱 맞아떨어진다고 믿어 실제 그 예언을 신봉하는 사람도 많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바넘(Barnum)효과'라고 한다.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을 자기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적 현상이다. 원래 바넘은 19세기 미국을 휩쓴 사기성이 농후한 유명한 서커스단장이었다. 특히 그는 사람들의 성격을 잘 알아맞혔는데 사람들은 놀라면서 즐거워했다. 그는 늘 누구에게나 적용될 말을 애매하게 이야기해 그게 마치 당사자만의 일인 것처럼 해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사람이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인데 그가 학생들에게 성격테스트를 한 후 똑같은 결과지를 보여주자 80% 이상의 학생이 자신의 성격과 똑같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경제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아 많은 전문가가 미래를 예측하지만 양면적인 가능성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나는 외팔이 경제학자를 만나고 싶다"고 말한 유명한 일화가 있을 정도다. 대부분 경제학자가 예측을 할 때 '한편으로는'(on the one hand) 이렇고 '다른 한편으로는'(on the other hand) 저렇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데서 생긴 말이다. 이를 비꼬아 트루먼 대통령이 팔이 하나밖에 없는(one hand) 외팔이 경제학자를 만나고 싶다고 한 것이다.
이미 지난해 말에 제시한 전망들이 벌써 흔들린다. 올해 3월로 예상된 미국의 금리인하가 탄탄한 고용과 식지 않는 소비로 5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국채금리가 다시 반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중동에서 전쟁과 OPEC의 감산에도 예상과 달리 유가는 안정세를 보인다. 무엇보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미국, 일본과 달리 한국 주식시장의 디커플링은 연초 기대감에 들떴던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예상보다 예측을 하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에 희망 섞인 기대를 하기보다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에 일어날 여러 가능성을 예측해보자. 시장에서 외팔이 경제학자는 늘 슬프고 위태롭다.
이윤학 전 BNK자산운용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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