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는 한국인의 정' LPGA 루키 성유진이 미국에서도 외롭지 않은 이유
어떤 사람이든 새로운 곳에서 적응을 하기란 쉽지않다. 특히 작은 것 하나에도 예민한 프로골퍼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때문에 익숙했던 곳을 떠나 새로운 무대로 가는 것을 '도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새로운 무대에 대한 공포와 압박감이 그들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부터 KLPGA를 떠나 LPGA 무대에서 활약하게 되는 성유진 역시 그렇다. 이미 KLPGA에서는 스타급 선수로 자리를 잡은 성유진이지만, 올 시즌부터 그는 신인으로서 새로운 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지난해 12월 Q-시리즈를 무사히 통과한 후 성유진은 바쁜 나날을 보냈다. 미국에서의 생활을 위한 준비와 함께 LPGA에서 살아남기 위한 실력을 기르기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철저한 준비를 하였음에도 미국 현지에서 찾아오는 변수들을 대처하기에는 아직까지 성유진은 경험이 없다. 올 시즌도 집을 구하는 대신 대회장에서 떠도는 호텔 생활을 결정한 그다. 생활면에서는 난관이 많을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어려울 때마다 난처한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는 이들이 있다. 바로 성유진에 앞서 LPGA에 도전한 KLPGA 출신 선수들이다.
김아림, 유해란, 전인지 등 그보다 일찍 미국 무대에 진출해 산전수전을 겪은 이들은 성유진이 빠르게 미국에 적응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고 있다. 자신보다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지 않게 하려는 선배의 배려심이다.
성유진은 "아림 언니의 경우엔 같은 소속팀이고 인지 언니도 예전부터 친했었기 때문에 물어보고 싶은 것들은 다 물어보고 있고, 언니들도 궁금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물어보고 도와주겠다고 말해줘서 고맙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보다도 성유진은 "시간이 빌 때 자기 집에 와서 지내라고 이야기하는 언니들도 있었다. 정말 감사했고, 여기에서 한국인의 정도 있고 따뜻한 느낌을 많이 받은 것 같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유해란의 경우, 자신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LPGA 선배로서 이것저것 많은 조언을 해주는 것에 대해 "제가 언니이지만 골프를 잘치는 후배이기에 배울 것은 배우겠다."라고 겸손한 자세를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많은 도움 덕분에 성유진은 순조롭게 미국에 적응하고 있다. Q-시리즈부터 함께 동고동락한 임진희와 이소미 역시 외로울 수 있는 성유진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선수 본인 역시 한국 선수들이 많은 것에 대해 "솔직히 많이 외로울 줄 알았지만, 한국 언니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어서 미니 한국 투어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국 선수들끼리 단합이 잘 된다면 LPGA 를 더 장악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또한 부모님이 없는 상황에서 옆에 있는 매니저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성유진의 생활 전반적인 요소들을 케어하고 있는 매니저에게 성유진은 "선수는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나는 준비가 잘 된 상태에서 미국을 오지 않았나 싶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며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 한국인의 정이 큰 힘이 되었을까? 성유진은 자신의 데뷔 무대인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에서 컷 통과에 성공했다. 첫 술에 어느 정도 배부른 성과를 거두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성유진은 "일단 꿈에 그리던 미국에 와서 플레이를 하게 되었고, 또 첫 번째 목표인 컷 통과를 해서 즐겁고 행복하다."라고 첫 무대 소감을 밝혔다.
이제 그는 다음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신인으로서의 마음 가짐을 단단하게 먹고 험난하고 거친 LPGA 무대로 달려갈 준비를 마쳤다.
성유진은 "일단 새로운 투어에 왔고, 다시 루키를 지낸다는 마음가짐으로 가야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해서 자리를 잡도록 하겠다."라고 주먹을 쥐어보였다.
한국에서의 영광을 뒤로 하고 머나먼 땅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성유진, 외로운 길이지만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기에 그는 오늘도 든든한 마음으로 샷을 날린다.
사진,영상=미국 플로리다 홍순국 기자
Copyright © 몬스터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