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충격' KIA 사령탑 과연 정상 복귀 가능한가... '당장 내일이 캠프 출국인데, 수사 길어지면 어쩌나'
KIA 타이거즈는 28일 김종국 감독이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 직무 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KIA 구단에 따르면 구단은 김종국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지난 25일에 확인했다. 그리고 전날(27일) 김종국 감독과 면담을 실시했는데, 이 자리에서 수사 받고 있다는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스타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KIA 구단은 김종국 감독 본인이 아닌 제보로 인해 수사 당국의 수사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품 수수 관련이라는 사실과 함께 검찰에서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만 이번 수사가 어떤 경로로 인해 정확히 시작했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KIA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수사 중인 사안으로 관련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최근 불거진 독립 야구단 금픔 수수 문제와 별개의 건"이라고 밝혔다.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기는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수사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김종국 감독은 지난 2021년 12월 5일 KIA 타이거즈의 제10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됐다. 당시 KIA 구단은 김종국 감독과 계약기간 3년, 연봉 2억 5000만원에 도장을 찍고 KIA 타이거즈의 지휘봉을 맡겼다. 그리고 올해로 계약 3년차, 마지막해가 됐다. KIA 관계자는 "김종국 감독의 최종 거취는 수사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만 했다. 하지만 직무 정지 상태에서 검찰의 수사가 길어질 경우에는 자칫 감독과 계약 기간이 끝나버릴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사실상 김종국 감독의 시즌 내 복귀는 대단히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KIA는 지난해 3월 29일 품위손상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장 단장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해임을 결의했다. 당시 KIA 구단은 장 전 단장의 해임 이유에 관해 "2022년 모 선수와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를 했다는 제보를 받은 후 사실 관계 등을 파악했다. 하지만 사실 관계를 떠나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소속 선수와의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라는 그릇된 처신은 용납 할 수 없다는 판단에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최종 해임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박동원이 장 전 단장과 대면 과정에서 직접 녹취한 파일을 선수협에서 확인한 결과, 내용은 꽤 직접적이고 구체적이었다. 장 단장 측이 해명한 '농담성' 발언은 아니었다는 것이 박동원과 선수협의 입장이었다. 당시 장동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사무총장은 스타뉴스에 "계약금을 얼마 이상 줄 테니 일부를 나에게 달라는 식이었다. 박동원도 (키움) 감독이자 스승이었던 장 단장에게 이렇게 한다는 것에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바로잡아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했고 빨리 해결하고 싶어했다. 우리가 더 빠르게 나설 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그룹) 회장실에 그런 제보는 비일비재하다 보니 (사실 확인에) 시간이 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단장과 관련한 추가 제보가 있었냐는 질문에 장 사무총장은 "박동원 외에 (뒷돈 관련) 제보는 전혀 없었다"면서 "현재로서는 추가 대응은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사실과 다른 방향으로 사건이 흘러간다면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KIA도 고개를 숙였다. 당시 KIA는 입장문을 통해 "팬 여러분께 사과 드립니다. KIA 타이거즈는 최근 불거진 장 단장의 품위 손상 행위에 대해 KIA 타이거즈 팬 여러분은 물론, 프로야구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팬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또한 개막을 앞두고 있는 KBO리그 전체에 누를 끼치게 돼 리그 모든 구성원분들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KIA 타이거즈는 즉시 사실 관계를 파악하였으며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금품 요구는 정당화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징계위원회를 개최, 곧바로 해임 조치했습니다. 구단은 이번 사안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구단 임직원 및 선수단의 준법 교육에 더욱 힘쓰고,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프로야구를 사랑해 주시고 KIA 타이거즈를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KBO는 당시에도 '덮고 가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KBO 리그 전체의 신뢰 회복을 위해 발빠르게 대응한 바 있다. 당시 KBO는 "사법기관의 수사를 통해 두 사안(장정석 전 단장 및 불법 도박 제보 건)의 의혹이 철저히 밝혀진 후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가로 상벌위원회 등을 통해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다. 사실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지 않고 야구 규약에 의거해, 자체적으로 징계를 내리면 그만일 수도 있었지만 KBO는 당시 상황을 대단히 엄중하게 인지한 뒤 단호하게 대처했다. 허구연 KBO 총재의 의지가 반영된 부분이기도 했다. KBO 관계자는 "이제 예전처럼 그냥 덮고 가는 시대는 지났다.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받고, 명확하게 수사 기관의 판단에 맡기는 게 낫다고 생각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리그 구성원들의 불법, 부정, 품위손상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예방 교육에 더 노력하고, 사안이 발생할 경우 철저한 사실 확인을 통해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30일에는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일규)가 배임수재 혐의를 받는 장 전 단장의 주거지 등 2~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문제는 당장 KIA가 오는 30일 호주로 출국해 2월 1일부터 3월 6일까지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와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다는 점이다. 이번 KIA 타이거즈의 스프링캠프는 1차(호주)와 2차(일본)로 나뉘어 진행된다. KIA 스프링캠프에는 코칭스태프 20명을 비롯해 선수 47명(투수 22명, 포수 4명, 내야수 12명, 외야수 9명) 등 총 67명의 선수단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호주 캔버라에서 '3일 훈련 1일 휴식' 체제로 체력 및 기술, 전술 훈련을 소화한 뒤 2월 21일 일본으로 건너가 3월 6일까지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본격적인 실전 체제에 돌입한다. 하지만 정작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사령탑이 검찰 수사를 받는 충격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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