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요양병원 차리고 2조원 ‘꿀꺽’…토해낸 돈은 겨우 0.6%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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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을 불법으로 설립하고 진료비를 부당청구해 챙긴 금액이 최근 5년 동안 2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요양병원은 의료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고 각종 급여를 부당청구해 건강보험재정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개인과 법인이 불법 요양병원을 차리고 요양급여비 명목으로 불법적으로 진료비를 청구해 챙긴 금액은 2조2631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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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연속 불법 설립도
환수금액은 0.6% 불과
불법 요양병원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누수는 심각한 수준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개인과 법인이 불법 요양병원을 차리고 요양급여비 명목으로 불법적으로 진료비를 청구해 챙긴 금액은 2조2631억원에 이른다. 전체 불법개설 의료기관 적발금액(4조1746억원)의 54%에 이르는 금액이다.
해당 병원은 개설 자체가 불법인 만큼 공단에 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다. 적발되면 공단은 환수조치를 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계당국이 불법 개설 요양병원으로부터 환수한 금액은 전체 적발금액(2조2631억원) 가운데 142억원(0.6%)에 그쳤다.
사무장병원을 차려 적발됐던 이들이 또다시 같은 방식으로 병원을 열다 적발되는 일도 빈번하다. 심지어 3차례나 불법적으로 요양병원을 개설하다 관계당국에 적발된 경우가 있었다.
지 모씨는 2018년부터 3차례에 걸쳐 불법 요양병원을 설립해 건보공단으로부터 불법으로 챙긴 금액이 324억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공단은 지씨로 부터 한푼도 환수하지 못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러 차례 불법 사무장병원을 운영하다 적발해도 처벌은커녕 제대로 환수조차 안 되고 있다”며 “사무장병원 문제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강력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요양병원은 타 의료기관과 비교해 불법개설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개업 설립기준 자체가 매우 허술하다. 일반병원이나 종합병원은 입원환자 20명 당 의사 1명, 환자 2.5명당 간호사 1명을 두도록 돼 있다. 반면 요양병원은 환자 40명당 의사 1명, 환자 6명당 간호사 1명이 있으면 개원할 수 있다. 가짜 조합을 만들어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차린 후 부당하게 요양급여비를 타가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이들 사무장 병원들은 환자 치료는 뒷전이고 수익 창출이 우선이어서 과잉진료, 부당청구로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한다. 소방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불법 증축하는 식으로 환자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2018년 화재사건으로 4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밀양세종병원도 요양병원을 함께 운영했던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사무장병원의 대표 사례였다.
전문가들은 요양병원에 대한 감독 인력 확대와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요양병원의 불법개설과 국가보조금 부정수급 문제는 의료기관이 개인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며 “큰 그림 속에서 의료돌봄체계를 합리적인 구조로 짜지 않으면 사회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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