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신태용 매직’ 잠재우고 가장 먼저 8강행

아시안컵 16강전…인도네시아에 4-0 완승
한국-사우디 승자와 8강전

인도네시아의 라파엘 스트라위크(왼쪽)가 28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호주와의 16강전에서 골 찬스를 놓치고 아쉬워하고 있다. 호주가 4-0으로 이기고 참가국 중 가장 먼저 8강에 올랐다. 도하/연합뉴스

호주를 꺾고 8강에서 한국을 만나고 싶다던 신태용 감독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28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호주에 0-4로 완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이번 대회 참가국 중 홍콩(150위) 다음으로 낮은 인도네시아(146위)는 아시안컵 사상 처음으로 16강 토너먼트 무대를 밟았지만 랭킹 25위 호주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인도네시아 팬들은 이번 대회 경기장 중 두 번째로 작은 1만5천석 규모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을 가득 메우고 흰색과 빨간색이 들어간 인도네시아 국기를 흔들며 열광적으로 응원했다.

인도네시아 선수들도 호주를 적극적으로 압박하며 전반 중후반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6분 저스틴 허브너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라파엘 스트라위크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는 등 위협적인 장면도 나왔다.

그러나 전반 12분 엘칸 바고트의 자책골로 첫 실점했다. 호주 잭슨 어바인이 오른쪽에서 넘긴 낮은 크로스가 바고트의 발을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향했다. 불운한 실점이었다.

인도네시아는 흔들리지 않고 연거푸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다. 전반 39분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의 크로스에 이은 야코브 사유리의 발리 슈팅, 2분 뒤 페르디난이 과감하게 때린 장거리 슈팅이 위협적이었다.

점차 중원을 장악하던 호주는 전반 45분 게신 존스가 오른쪽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마틴 보일이 몸을 날려 다이빙 헤더로 마무리해 인도네시아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들어 더욱 격렬하게 맞서던 두 팀은 몇차례 선수들이 뒤엉키는 등 치열하게 신경전을 펼쳤다. 2-0으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후반 막판 호주가 잇따라 2골을 넣으며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호주는 후반 44분 크레이그 구드윈의 헤더골과 46분 해리 수타의 프리킥 골로 다득점을 올리며 활짝 웃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