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치고, 약 안 주고"...요양시설 노인학대 5년 새 2배
[앵커]
어르신들의 복지 사각지대를 집중 조명하는 YTN 기획 보도, 세 번째 순서입니다.
몸이 불편한 부모님을 어쩔 수 없이 요양원 같은 시설에 모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떨어져 지내는 것도 가뜩이나 마음이 아픈데 학대까지 당해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신귀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요양병원 간호사가 70대 환자와 실랑이를 하더니 갑자기 밀어버립니다.
균형을 잃은 환자는 넘어지며 그대로 벽에 부딪힙니다.
[이모씨 / 부산 요양병원 노인학대 피해자 가족 : 말 그대로 그 간호사가 미친 짓을 했고요.]
환자는 고관절을 크게 다쳐 전치 12주 진단을 받았는데 이후 건강이 더 나빠져 위중한 상태까지 왔습니다.
경찰은 이 간호사에 상해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모씨 / 부산 요양병원 노인학대 피해자 가족 : (아버지께서) 그렇게 아프신 분이 아닌데 지금은 호흡기 끼고 계시고요…. 솔직한 말로 오늘, 내일 하고 계십니다.]
필요한 약을 안 주거나 치료를 제공하지 않는 것도 노인 학대 가운데 하나입니다.
심장 혈관 확장 시술을 받고 요양원에 들어간 70대 할머니,
매일 먹어야 할 약을 무려 6개월이나 빼먹었습니다.
혈관이 막히는 걸 방지하는 약이었는데
기저 질환 악화로 뇌출혈 등이 발생했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조모씨 / 인천 학대 피해 의심 노인 가족 :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복용해야 되는 아주 중요한 약이라고…. 하늘이 도왔으니까 지금 이때까지 살고 계시지….]
당시 근무자들이 모두 퇴사했다는 요양원의 답답한 답변에,
가족들은 결국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습니다.
요양원과 양로원처럼 노인들이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하는 시설에서 방치되거나 학대 당하는 사례는 최근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생활시설에서의 학대는 2018년 380건에서 2022년 662건으로, 5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요양병원 같은 의료기관에서 일어난 학대 역시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시설 종사자들의 돌봄 윤리를 재점검하는 등 인식 개선이 우선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석재은 /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서비스 계획이 요양원에서도 수립이 되고…. 요양시설 자체가 서비스에 대한 전문성과 질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보호자들이 시설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기 힘든 만큼, 학대를 예방할 실질적인 대책도 필요해 보입니다.
YTN 신귀혜입니다.
YTN 신귀혜 (shinkh06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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