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REVIEW] 신태용 기적 여기까지..'첫 16강' 인도네시아, 피파랭킹 121계단 차이 호주에 0-4 대패
대패에도 경이로운 응원과 도전 정신에 박수를
호주 상대는 대한민국vs사우디아라비아 승자
[인터풋볼=신동훈 기자(도하)] 신태용의 기적은 16강이 끝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엄청난 응원 속 분투를 했지만 피지컬 한계, 부족한 정확성을 드러내면서 0-4로 패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대표팀(피파랭킹 146위)은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호주(피파랭킹 25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0-4로 패했다. 호주는 8강에 올랐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과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사우디아라비아 대결 승자와 8강에서 맞붙게 됐다.
[선발 라인업]
인도네시아는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에르난도 아리가 골키로 나섰고 엘칸 바고트, 조르디 아마트, 스테판 월시가 3백을 구성했다. 쉐인 파티나마, 이바르 제너, 저스틴 후브너, 아스나위 망구알람가 중원에 있었고 야콥 사유리, 마르셀리노 페르디난, 라파엘 스트라이크가 공격진을 구축했다. 프라타마 아르한은 벤치에 있었다.
호주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왔다. 매튜 라이언, 카이 로울스, 조던 보스, 마틴 보일, 브루노 포르나올리, 라일리 맥그리, 베히치, 키아누 바쿠스, 해리 사우터, 잭슨 어빈, 제틴 존스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프리뷰]
인도네시아는 아시안컵 본선에 총 4번 올랐는데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을 했다. 최근 3개 대회에선 아예 나오지도 못했다. 2007년 이후 17년 만에 본선행인데 개최국 자격이었을 때를 제외하면 20년 만이다. 본선에 올라온 인도네시아는 일본, 베트남, 이라크와 한 조가 됐다. 모두 저력이 있는 부담스러운 팀들이었다.
이라크에 패한 인도네시아는 베트남을 1-0으로 잡았다. 오랜만에 베트남을 잡은 인도네시아는 일본과 결전에서 패했다. 1승 2패를 거둔 인도네시아는 3위에 올랐다. 일단 3위에 올랐으나 탈락이 유력해 보였다. 24개 국이 참여하는 이번 대회는 16강전을 치르는데 각 조 1, 2위는 토너먼트에 자동 진출하고 3위는 6개 팀 중 상위 4개 팀만 올라간다.
승점 3에 그친 인도네시아는 탈락 가능성이 높았는데 오만과 중국이 2무 1패를 기록하면서 각각 5, 6위에 올라 인도네시아는 4위에 올랐다. 3위 그룹 중 유일하게 2패가 있던 인도네시아는 턱걸이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운이 크게 따라준 결과였다. '난놈'이라 불리는 신태용 감독의 기운이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통했다.
역사적인 8강을 노리는 신태용 감독의 다음 상대는 호주다. 호주는 피파랭킹 25위로 인도네시아와 121계단 차이가 난다.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인도와 같은 조에 포함된 호주는 무난하게 2승 1무를 기록하고 올라오긴 했으나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 팀의 경기력이라고는 믿기 어려웠다. 졸전 속에서 간신히 승점을 따내는 것도 능력이지만 토너먼트에서 불안점이 가득한 팀이다.
신태용 감독은 27일 도하에 위치한 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호주와 만난다. 매번 기적이 오면 좋겠지만 힘들 것이다. 공은 둥글고 포기하지 않는 정신으로 임할 것이다. 선수들에게 휘슬이 불릴 때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노력을 하라고 할 것이다"고 했다. 호주전 준비 과정에 대해선 "호주가 어떻게 운영을 하는지 영상을 보고 세 경기를 분석했다. 호주 축구를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호주 공략법에 대해선 잘 생각하고 있으며 미리 패를 공개하는 건 어렵다. 특별하게 준비를 할 수 있는 건 없다. 26명 안에서 로테이션을 하고 전술을 만들어야 하니까 큰 변화는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호주에 대해서 "호주는 힘이 좋다. 특이하게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 경기 중 움직이면서 대비를 해야 한다. 그런 구멍을 만드는 건 나의 몫이고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호주 A리그 창단 멤버다. 지금 브리즈번 로어인데 내가 있을 때는 퀸즐랜드 로어였다. 선수 생활을 했고 브리즈번에서 4~5년 살았다. 호주 축구를 잘 경험했다. 호주가 어떻게 축구를 하는지 기본적으로는 알아도 감독이 가진 철학은 다를 수 있다. 처음 호주 축구를 경험했을 때보다는 더 디테일해지고 세련되진 것 같다. 칭찬을 할 만한 부분이다. 구멍은 분명 있다고 보며 호주보다는 부족하지만, 호주 축구가 어떻게 하는지를 보려고 한다. 호주가 내가 선수생활을 하고 있을 때보다는 더 좋아진 걸 인정한다"고 이야기했다.
호주를 잡고 8강에 오르면 한국을 만날 가능성이 생긴다. 신태용 감독은 "상당한 동기부여가 된다. 우리가 호주를 이길 수 있는 확률은 개인적으로 3:7이다.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이길 수 있는 확률은 6:4다. 그렇지만 같이 8강에 올라 멋진 경기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수원FC 소속이 된 인도네시아 핵심 아르한도 "우리는 치밀하고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팀 자체를 개선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쏟았다. 힘들 것이라는 걸 알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신태용 감독 아래에서 7년 만에 베트남을 꺾고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 또한 팀은 조별리그에서 계속 골을 넣는 일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코칭스태프는 호주의 강, 약점을 분석하고 좋은 전술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장에선 많은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며 철저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걸 강조했다.
[전반전] 인도네시아 미친 분위기, 바고트 자책골+보일 추가골로 호주가 2-0 리드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 인도네시아 팬들이 많이 경기장을 찾으면서 인도네시아의 압도적인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인도네시아의 강력한 압박을 피해 호주는 좌측에서 공격을 이어갔다. 베히치와 보스가 공략을 하면서 기회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 전반 5분 후브너가 올린 크로스를 라파엘이 방향만 바꿨는데 빗나갔다.
인도네시아는 좌우 위치한 윙백을 향해 긴 패스를 넣어주면서 공간을 찾아 들어갔다. 주로 아스나위가 공을 잡고 공격을 전개했는데 중앙에서 슈팅이 나오지는 않았다. 항상 마지막 단계에서 정확성이 떨어졌다. 전반 12분 호주가 골을 기록했다. 우측에서 밀고 들어온 어빈이 슈팅을 한 게 바고트 맞고 들어갔다.
맹공을 펼치는 인도네시아는 좀처럼 호주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인도네시아는 빠르게 패스를 전방에 넣어주고 공격을 이어갔는데 마무리가 안 됐다. 라파엘이 분투했다. 전방위적으로 움직이며 거의 모든 공격 장면에 관여했다. 전반 22분 후브너가 사유리 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날렸는데 라이언이 잡아냈다. 전반 29분에도 좋은 전개가 나왔는데 후브너가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제너와 후브너가 분전하는 가운데 흐름은 인도네시아 쪽으로 왔다.
분위기를 가져온 인도네시아는 계속된 공격을 펼쳤다. 여전히 정확성이 발목을 잡았다. 전반 39분 후브너가 우측으로 패스를 보냈고 라파엘이 크로스를 강하게 올렸다. 이를 사유리가 슈팅으로 보냈는데 골문을 크게 빗나갔다. 호주는 좀처럼 공격을 펼치지 못하다.
호주가 추가골을 넣었다. 전반 45분 날아오는 크로스를 보일이 몸을 날려 헤더 득점으로 연결해 차이를 벌렸다. 인도네시아는 전반 종료 전에 만회골을 넣기 위해 노력했지만 나오지 않았다. 전반은 호주의 2-0 리드 속 종료됐다.
[후반전] 아쉬운 인도네시아, 호주는 여유로운 운영...굿윈-사우터 연속골로 호주 4-0 대승
후반 시작과 호주가 경기 운영 흐름을 가져가면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후브너가 중원에서 존재감을 보이면서 빌드업을 전개했지만 전방까지 가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후반 12분 아스나위를 빼고 위탄을 추가했다. 위탄은 우측 윙어로 뛰었고 아스나위 자리엔 사유리가 들어갔다. 호주는 맥그리, 포르나올리를 빼고 코너 맥켈프, 미첼 듀크를 넣었다. 후반 20분 존스가 신경질저인 반칙을 범해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햇다.
아놀드 감독은 존스를 빼고 나다니엘 엣킨를 투입하면서 변화를 줬다. 인도네시아는 사유리 대신 리키 디뇨를 넣었다. 인도네시아는 점차 점유율을 가져오며 공격을 펼치려고 했다. 라파엘과 페르디난이 전방에서 싸우고 교체로 들어온 위틴이 지원을 했다. 후반 35분 듀크가 처음으로 좋은 기회를 포착했는데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슈팅은 높게 떴다. 후반 38분 앳킨슨 슈팅도 옆그물에 맞았다. 호주는 크레이그 굿인, 아이든 오닐을 투입하면서 막판 공세를 노렸다.
호주가 사실상 쐐기골을 넣었다. 아놀드 감독의 교체카드가 적중했다. 후반 44분 앳킨슨이 올려준 걸 어빈이 헤더로 연결했는데 아리가 쳐냈다. 이어지는 세컨드볼을 굿윈이 마무리를 했다. 굿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호우 세리머니를 하면서 골을 자축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호주 프리킥 상황에서 2m가 넘는 센터백 사우터 헤더 득점이 나오면서 4-0이 됐다. 경기는 호주의 4-0 대승으로 끝이 났다.
[경기결과]
인도네시아(0) : -
호주(4) : 잭슨 어빈(전반 12분), 마틴 보일(전반 45분), 크레이그 굿윈(후반 44분), 해리 사우터(후반 추가시간 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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