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교 1여년 뒤 대만과 비공식 관계 수립… 中도 양해 사항, 학술·문화 교류 확대를” [심층기획]

홍주형 2024. 1. 2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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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대중 수교, 대만과의 단교 과정에서 합의된) 양해 사항이 있다. 그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고 실행하면 된다."

1992년 한·대만 단교 당시 주중화민국(대만) 한국대사관 1등서기관으로 근무하다 대사관 문을 닫고 나왔던 조희용(사진) 전 주캐나다 대사는 28일 세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향후 대만과의 협력 증가로 생길 수 있는 한·중 갈등 조율과 관련해 이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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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대만대사관 근무했던 조희용 前 대사
“(1992년 대중 수교, 대만과의 단교 과정에서 합의된) 양해 사항이 있다. 그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고 실행하면 된다.”
1992년 한·대만 단교 당시 주중화민국(대만) 한국대사관 1등서기관으로 근무하다 대사관 문을 닫고 나왔던 조희용(사진) 전 주캐나다 대사는 28일 세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향후 대만과의 협력 증가로 생길 수 있는 한·중 갈등 조율과 관련해 이같이 강조했다. 조 전 대사는 앞으로 대만이 할 수 있는 국가 대 국가 관계 증가 요구도 이 원칙하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전략경쟁 등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도 원칙을 기본으로 중국과 대만 사이에서 우리 나름의 균형을 잡아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1992년 8월 한·중 수교가 임박한 가운데 진수치 당시 주한 대만 대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과의 단교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조 전 대사는 “대만과의 단교 1년여 후 맺은 비공식 관계 수립 당시 우리가 공식 외교관계를 제외하고는 대만과 모든 관계를 갖게 돼 있었다”며 “이러한 사실을 우리가 베이징과의 관계를 중시하면서 소홀히 한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한·중 관계의 원칙을 바로 세우고 우리의 원칙과 입장을 수시로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교 과정에서 대만과 비공식 관계를 맺고 이 점을 중국이 양해하는 과정은 조 전 대사가 2년 전 출간한 회고록 ‘대만 단교 회고: 중화민국 리포트 1990∼1993’에 상술돼 있다.
조 전 대사는 대만과 학술·문화·언론 등 비공식 관계를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교 이후 줄어든 서로 간 이해의 폭을 확대하는 과정이다. 늘어나는 대만의 안보 분야 등 국가적 요소가 개입된 협력 요구에 대해선 “(원칙하에서) 사안별로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대사는 대만과의 단교 당시 단교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존중과 배려가 결여됐다는 점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옛 친구를 버리지 않겠다”고 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단교에 한때 대만 내에서 반한 감정이 거세게 일었다. 조 전 대사는 그럼에도 이 점이 향후 대만과의 협력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고 관측했다. 대만 사람들은 원래 실용적 성향을 갖고 있으며 냉전 후 국제사회에서의 입지가 변화한 지난 30여년간 이 같은 성향이 더욱 심화했다는 얘기다.

홍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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