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집 바로 옆에 탕후루집?…경쟁 과열에 문닫는 브랜드 40% 쑥

한때 반짝하는 아이템보다
롱런할 수 있는 사업을 선택
믿을수있는 본사인지 확인을

28일 서울 신촌의 거리에 프랜차이즈 외식업장들이 한산하다. [사진 = 김호영 기자]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위해 필수인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한 브랜드가 전년보다 4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종료됐음에도 가맹사업을 포기하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정보공개서를 매월 자진 취소 또는 직권 취소당한 브랜드(영업표지)를 합한 수는 1817개에 이른다. 전년(1285개)보다 무려 41% 늘어난 수치다. 반면 작년에 정보공개서를 신규등록한 브랜드는 1927개로 전년(1443개)보다 33% 늘어나는데 그쳤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사업을 중단하는 가맹본부가 많다는 것은 현 상황이 프랜차이즈 운영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2021년 11월부터는 소규모 가맹본부에게도 정보공개서 등록과 제공 의무를 신설하는 개정법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정보공개서가 등록 취소되면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사업을 전개할 수 없다. 정보공개서에는 가맹점 매출액과 지점수를 비롯해 가맹사업 전반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김성일 바른가맹거래법률원 가맹거래사는 “등록 취소는 기존 가맹점과의 가맹사업과는 무관하지만 신규출점을 중단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취소된 상태에서 신규출점을 하게되면 가맹사업법 위법행위로 공정위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보공개서 등록취소가 늘어난 것은 최근 국내경기가 침체 분위기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프랜차이즈간 경쟁이 극도로 치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경우 이미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더 이상 점포를 내기 어려울 만큼 포화상태다.

커피브랜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 등이 있는 동판교의 경우 커피브랜드만 25개가 있다”면서 “파이는 일정한데 경쟁 브랜드가 많고 최근 원두가격이 가파르게 인상되면서 저가 커피 브랜드 폐점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내려는 예비 창업가 입장에서는 신중하게 옥석을 가려야 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내려고 할 때 가맹본부의 브랜드에 대한 진정성과 관리역량을 파악하라고 주문한다. 가맹점주의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서는 본사의 업력이나 지속적인 가맹점 교육과 관리, 빠르게 변하는 고객 수요를 반영한 메뉴와 서비스 개발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20년 넘게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 중인 가맹본부 관계자는 “가맹본부가 사업초기 가맹점 확대에 급급해 파격 지원을 해주기도 하지만 신뢰할 만한 본사인지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아이템을 선정할 때에도 반짝하는 아이템보다는 지속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 영역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권분석도 예비 가맹점주가 꼼꼼히 살펴야 할 부분이다. 전통적으로 ‘황금 상권’으로 꼽혔던 서울의 신촌과 이대 근방은 최근 롯데리아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브랜드 직영점마저 떠날 만큼 위축됐다. 한때는 주요 프랜차이즈와 유통사들이 앞다퉈 대형 매장을 열고 소비자 선호도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안테나 숍(antenna shop)이 즐비했지만, 갈수록 홍대와 성수동으로 유동 인구를 뺏기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