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지휘부 공백 길어지나
‘1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이끌어온 여운국 공수처 차장이 3년 임기를 마치고 28일 퇴임했다.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의 퇴임 이후 처장 직무대행을 맡던 여 차장까지 공수처를 떠나면서 공수처는 사실상 지휘부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공수처는 지난 26일 여 차장에 대한 이임식을 열었다. 여 차장이 퇴임함에 따라 당분간 처장 직무대행은 김선규 수사1부장이 맡는다.
‘공수처 1기’ 지휘부가 모두 퇴임했지만 후임 처장 인선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1월부터 6차례 회의를 진행했으나 최종 후보를 추리지 못했다. 추천위는 최종 후보 2명 중 1명(오동운 변호사)만 선정한 상태다. 추천위는 다음달 6일 7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그사이 추천위원인 법원행정처장이 김상환 대법관에서 천대엽 현 처장으로, 법무부 차관이 이노공 전 차관에서 심우정 현 차관으로 교체되면서 조만간 결론이 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측 추천위원들이 추천한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김 부위원장은 공수처 폐지를 주장하고 친정부 행보를 보여 정치적 독립성이 중요한 공수처장에 부적격한 인사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공수처 지휘부는 감사원 표적감사 의혹 등 주요 수사를 처장·차장 임기 중 끝내겠다며 자신했으나 성과를 내놓지 못한 채 퇴장한 모양새가 됐다. 감사원 표적감사 수사는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등 주요 관련자를 추가 소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멈춰 있다. 수사 마무리 단계인 경무관 뇌물수수 사건 처분도 나지 않고 있다. 공수처의 주요 사건 중 하나였던 고발사주 사건 관련 손준성 검사장 1심 선고도 오는 31일에 나온다.
공수처에 새로운 지휘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주요 사건 수사나 처분은 계속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 안팎에선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출범했던 ‘1기 공수처’가 용두사미로 막을 내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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