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숨기면 그만”…해고된 간병인, 재취업 쉬워도 너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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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를 저지른 간병인들은 해당 병원에서 해고돼도 재취업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요양병원에서 벌어지는 간병인 학대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학대 간병인을 병원이 직접 고용할 경우 직원을 해고해도 또다른 병원으로 옮겨 재취업하면 이를 인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학대로 문제가 됐던 간병인이 다른 병원에서 또 학대를 저질러 신고를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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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추적 어려운 시스템 개선돼야
학대 일어날 때 병원 처벌받는다는
강력한 인식 심어줘야 현 문제 개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간병인은 약 4만명, 그 중 1년 미만 경력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하지만 간병인은 요양병원의 법적 인력에 포함돼 있지 않아 관리 자체는 물론 직접적인 책임을 묻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한계다. 요양병원은 노인복지법이 아닌 의료법 적용을 받는 병원급 의료기관이기 때문이다.
현재 상당수 요양병원에서 파견 등의 형태로 간병인을 받고 있는데, 현행 노동법상 요양병원에서 이들을 직접 교육을 할 수 없어 관리감독이 어렵다. 또한 요양병원 간병은 자격기준, 업무, 책임을 명시한 규정자체가 없어 간병서비스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요양병원에서 벌어지는 간병인 학대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요양병원 학대를 고발했던 한 직원은 “노인 학대를 담당하는 보건복지부 위탁 노인보호전문기관은 요양병원이 보건소 관할이기 때문에 개입이 어렵다고 했다”며 “담당 보건소에 연락하니 학대문제는 담당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학대 간병인을 병원이 직접 고용할 경우 직원을 해고해도 또다른 병원으로 옮겨 재취업하면 이를 인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학대로 문제가 됐던 간병인이 다른 병원에서 또 학대를 저질러 신고를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병원이 직고용하는 것이 아니고 협회 등을 통해 파견 받을 경우 환자들이 병원의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학대 이력이 있는 직원에 대해서는 다른 요양병원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병원 또한 관리책임을 지도록 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인복지법에 인권교육 관련 규정을 둔 것과 동일하게 요양병원을 관할하는 의료법에도 인권관련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요양병원에 입원한 노인 환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의료법에 인권교육에 관한 근거규정을 신설할 것을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권고했지만 반영되지 않고 있다. 병원 내 신고자를 보호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다. 어렵게 내부 학대를 신고한 이들의 신원을 보호하고 소송 등에 대비해 법적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요양병원에서 발생하는 노인인권 침해를 줄이려면 간병인 개인 역량과 양심에 호소하기 보다는 병원에 책임을 묻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전선에서 서비스 제공하는 요양인력에 대한 학대 예방교육이 이뤄져야한다”며 “요양병원 내에서 학대가 발생해도 종사자들에 대한 처벌이 경미한 것이 현실인데 병원 역시 강력한 행정처분을 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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