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낙연에 심기 불편…“‘개혁’ 당명 무임승차 곤란”

이낙연 前대표·민주당 탈당파
‘개혁미래당’ 공동 창당에 합의
먼저 ‘개혁신당’ 창당한 이준석
“의도가 명백해 보인다” 발끈

[사진 =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이 된 ‘미래대연합’이 공동 창당에 합의했다. 민주당을 탈당해 각자 창당을 준비하던 두 세력이 합치면서 제3지대 세력은 이제 5곳에서 3곳으로 좁혀지게 됐다.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와 신경민 새로운미래 국민소통위원장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당이 공동 창당에 합의하고 다음 달 4일 ‘개혁미래당’(가칭)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기득권 혁파와 정치혁신, 사회 개혁과 미래 전환에 나서라는 국민 기대와 명령에 부응하고자 공동 창당하기로 했다”며 “가칭 개혁미래당은 정치개혁, 사회개혁, 민생개혁 등 개혁을 선도하고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통합 논의를 이어오던 양당은 논의 과정에서 이견이 표출되며 합의에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통합이 더 이상 늦어지면 안 된다는 문제 인식에 공감하고, 이번 주를 말미로 막판 협의를 진행한 끝에 일요일인 이날 공동 창당을 발표했다.

양측은 ‘대통합추진위원회’를 통해 남은 이견을 조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 위원장은 “지금 수준에서 할 수 있는 협의나 합의는 다 이뤘고, 큰 고비는 넘었다”고 전했다. 박 공동대표는 “민주적 합의제에 따라 운영되는 5인 지도부를 둘 것”이라며 “구체적 인선은 창당일까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애초 제3지대 빅텐트에 참여하려는 세력은 새로운미래·미래대연합을 비롯해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개혁신당,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까지 5개였다.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이 합당을 선언한 데 이어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이 공동 창당에 합의하면서 제3지대는 3곳으로 압축됐다.

박 공동대표는 공동 창당 발표 후 “가급적 각 당이 공천 프로세스에 들어가기 전에 통합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가치 비전을 어디까지 공유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그 위에서 통합이 가능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빅텐트를 안 하겠다고 하면 ‘사고’ 아닌가”라며 “형태가 연합이 될지 합당이 될지 알 수는 없지만 하여튼 정치는 현실적으로 해야 한다. 기호 3번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면 절간에 가야지”라고 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경기도당 창당대회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통합 정당은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며 “국민을 진영으로 섬기는 국민 정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아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개혁신당이 출범해서 개혁을 화두로 삼아 이슈를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가 합쳐져 개혁미래당이라는 당명을 쓰겠다고 하는 것은 의도가 명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집에 전화기가 두 대 있는 정도가 아니라 옆에 신장개업한 중국집 이름 조금 알려져 간다고 그대로 차용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무임승차는 지하철이든 당명이든 곤란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