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전염 막아라"… 금감원, 부동산PF 사업장 120곳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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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계기로 금융권이 보유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해 강도 높은 수술 의지를 밝히면서 그 강도가 어느 수준일지 주목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브릿지론 상태에서 본 PF로 전환이 안되고 계속 시간만 끌고 있는 것들은 충분히 손실 인식을 하라는 것"이라며 "사업장들이 땅이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돈도 묶여 있고 사업도 안되고 하는 상태여서 그것을 지금 빨리 적정한 가격에 팔고, 이를 낮은 가격에 산 사람들이 다시 사업을 진행해야 건설경기가 일어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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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평가기준 제시… 공매 늘듯
금융당국이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계기로 금융권이 보유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해 강도 높은 수술 의지를 밝히면서 그 강도가 어느 수준일지 주목된다. 사업성이 부족해 경·공매가 진행 중인 PF 사업장은 지난 9월 말 120곳으로 집계됐는데, 전체 PF 사업장 3000여곳 대비 4%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PF 대출이 부실화해 금융시장과 거시경제 전반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정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 "PF대출 130조 중 브릿지론 30조"
2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국내 부동산 PF 대출잔액 규모는 약 130조원. 이가운데 브릿지론은 30조원, 본 PF는 100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브릿지론은 착공 이전 단계에서 시행사가 토지매입을 위해 조달하는 돈이고, 본 PF 대출은 사업 인허가와 시공사 선정이 이뤄진 이후 브릿지론을 상환하고 건축비용을 조달하는 자금이다. 특히 저축은행 등 주로 2금융권에서 높은 이자를 내고 빌려 쓰는 브릿지론은 가장 위험한 단계로,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촉발한 바 있다.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 중 증권사 등 제2금융권에서 취급한 PF의 만기 연장 비율을 브릿지론 70%, 본 PF 50%로 각각 집계했다. 브릿지론의 70% 가량은 부실 위험이 높고, 본 PF 사업장 중에서도 절반가량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회복이 지연될 경우 향후 부실 발생 규모는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전했다.
브릿지론의 만기 연장이 이뤄진 사업장도 분양이나 매각 실패가 이뤄진 경우여서 그 자체로서 사업성이 확보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혁준 나이스 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재작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정부가 수습했고 작년에 PF 대주단 협약 등을 통해 시간을 벌어주는 동안 PF 축소와 정리를 추진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냥 만기 연장만 하고 별로 줄지는 않았다"면서 "이제 좀 정리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집중관리대상 숫자 있다"
금융당국의 부실 PF 정리에 칼을 빼들면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담보가치 등 사업성 평가를 보수적으로 실시해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라고 금융권과 건설사 등에 당부했다.
브릿지론에 대해서는 손실을 100% 인식해 충당금을 쌓을 것을 강조했다. 공사 지연 또는 분양률이 낮은 본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단계적인 충당금 적립을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경·공매나 매각 등 재구조화까지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브릿지론 상태에서 본 PF로 전환이 안되고 계속 시간만 끌고 있는 것들은 충분히 손실 인식을 하라는 것"이라며 "사업장들이 땅이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돈도 묶여 있고 사업도 안되고 하는 상태여서 그것을 지금 빨리 적정한 가격에 팔고, 이를 낮은 가격에 산 사람들이 다시 사업을 진행해야 건설경기가 일어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집중관리 대상으로 꼽는 숫자가 있다"며 "사업성이 없는 것을 단순히 만기 연장으로 그냥 끌고 가면서 부실 인식을 늦추는 것은 막겠다"고 말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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