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플랫폼 다양화·은밀성 높이는 北… 킬체인 무력화 우려
구현모 2024. 1. 28. 19:16
나흘 만에 또 미사일 도발
‘김군옥영웅함’서 발사 가능성
기습발사 역량 과시하려는 듯
신형 미사일에 새 명칭도 붙여
전술핵 탑재 가능 메시지 내포
쑨 부부장 평양 떠난 다음날 쏴
中 개입 차단 의지 표명 분석도
‘김군옥영웅함’서 발사 가능성
기습발사 역량 과시하려는 듯
신형 미사일에 새 명칭도 붙여
전술핵 탑재 가능 메시지 내포
쑨 부부장 평양 떠난 다음날 쏴
中 개입 차단 의지 표명 분석도
북한이 최근 기존 미사일의 성능을 개량하거나 발사 플랫폼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체계 ‘킬체인’을 무력화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28일 발사한 순항미사일도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일 가능성, 신형 잠수함에서 쏘았을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낮은 고도로 비행하고 방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발사 및 낙하 지점 포착이 어렵다. 특히 잠수함에 실어 수중에서 발사하는 SLCM의 경우 은밀성은 더욱 커진다. 우리 군의 저고도 레이더망이 주로 배치된 북쪽이 아니라 감시망을 피해 남쪽으로 돌아서 SLCM을 기습 발사한다면 요격이 쉽지 않다.
일각에선 지난해 북한이 첫 전술핵 잠수함이라며 공개한 ‘김군옥영웅함’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 잠수함은 어뢰발사대 외에 10개의 수직발사대도 갖추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수직발사관으로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를 수중용으로 개량한 것을 쏠 수 있고, ‘화살’ 순항미사일도 충분히 발사할 수 있다”며 “신형 잠수함이 순항미사일을 쏠 수 있을 정도로 개발됐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북한이 다양한 무기체계 공개를 통해 전략적 메시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4일 서해상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을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이라고 소개한 것도 전술핵탄두 ‘화산-31’ 탑재가 가능함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보유한 최첨단 무장 장비들이 결코 과시용이 아니라는 것을 여러 기회를 통해 증명해 보였을뿐더러 핵무력의 사용과 관련한 우리 식의 핵교리를 법화(法化)한 지 오래”라며 “다시 한 번 경고하건대 만약 전쟁의 도화선에 불꽃이 이는 경우 우리의 무자비한 정벌의 목표로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이번 군사행동은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26, 27일(현지시간) 이틀간 태국 방콕에서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은 북·러 군사협력에 우려를 제기하며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평양을 방문해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났다. 미·중 고위급 협의 직후, 또 쑨 부부장이 평양을 떠난 바로 다음 날 순항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셈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와 관련해 “시험일지, 훈련일지에 따라서 북한의 정치적 의도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며 “지난번 서해에서의 시험에 이어 동해에서 또 한 번 성능 시험을 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훈련이라면 한반도 문제의 군사적 주도권이 한·미가 아니라 북한에 있다는 의지를 과시하려는 측면이 있다. 중국을 향해서도 개입의 틈새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매체의 이번 북·중 교류 보도에서도 북·러 교류 보도 때와 비교해 미묘한 온도차가 엿보였다. 북·러 교류 당시에는 전략적 협조 관계와 전술적 협동을 강조하며 수많은 사진을 쏟아냈지만 이번에는 최 외무상과 쑨 부부장의 접견 사진 1장만 공개했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최 외무상과 쑨 부부장 접견 소식을 전하며 “양측은 따뜻하고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중·조(북·중) 관계, 국제 및 지역 정세, 기타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양국 관계 발전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양호한 중·조 관계를 유지,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양국 정부의 변함없는 입장임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일국 북한 체육상이 이날 중국을 방문했다. 방문 목적은 따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체육 분야 북·중 협력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의 스포츠용품 업체 ‘인랑스포츠’가 북한 남녀 축구 국가대표팀과 후원 협약을 맺었다고 소개했다.
구현모·김예진 기자,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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